의료기기협회·의료용구조합 통합 난항

의료기기산업 양대 단체인 한국의료용구공업협동조합(이사장 김서곤 http://www.medinet.or.kr)과 한국의료기기협회(회장 이창규 http://www.kmda.or.kr)간 법인통합이 주변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의료용구조합과 의료기기협회는 「대정부 창구의 단일화를 위해 법인을 통합한다」는 기본 합의서를 3개월전 작성하고 사무국을 합치는 안건을 양측의 이사진들이 수차례에 걸쳐 세부적으로 논의했지만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의결렬의 이유에 대해 양측은 표면적으로 사무국을 통합한 후 지출되는 운영 비용을 절반씩 부담하기로 하는 방안에 대해 이견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속내는 「통합의 주체가 누구냐」하는 위상문제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20여년간 의료기기 업계를 대변해 온 의료용구조합은 설립된 지 1년을 갓 넘긴 상대 단체를 끌어안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의료기기협회는 현행 의료기기 관련법인 약사법에 의해 첫출범한 자신들이 정통성을 갖고 있어 통합의 주체여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제조업체가 주류인 의료용구조합과 수입업체가 주류인 의료기기협회는 설립 당시부터 추구하는 방향이 서로 다른 점도 법인통합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청·관세청·의공학계 등 관계자들은 각 단체가 위상과 이권 싸움에 몰두하기보다는 이제 막 성장단계에 돌입한 의료기기산업 발전을 위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통합, 힘을 합쳐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정부가 의료기기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두 단체의 이질적인 목소리가 계속될 경우 결국 업체들도 외면, 회원없는 단체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