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엑스로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LG전자·삼성전자 등 가전메이커들이 강남의 새로운 황금상권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무역센터와 아셈(ASEM)타워의 지하공간인 2만6000여평 규모의 코엑스몰에 매장을 설치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에 빠져있다.
코엑스몰이 지난 8월말 오픈한 이래 국내를 대표하는 복합상가로 급부상하고 있어 여기에 매장을 설치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여기고 있지만 실리를 따져봤을 때 그 유명세만큼 기대 이상의 매출이 오를 것으로는 예상되지 않고 있기 때문.
우선 코엑스몰은 서울 강남 심장부에 위치한 데 따른 유동인구(최근 평일 5만여명, 주말 10만여명으로 코엑스몰 집계)가 많다. 또 오피스텔이 밀집한 아셈타워, 각종 회의가 열리는 컨벤션센터, 초특급호텔 등의 동선을 모두 공유하고 있어 입점시 대내외적인 광고·전시효과 등 여러 면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코엑스몰 매장의 보증금 등이 다른 집단상가에 비해 워낙 비싼데다 유동인구의 연령층이 20대 내외가 주류를 이루고 있어 이들이 매장을 방문, 판매가 활기를 띨지에 대해 확신이 서지 않는다는 것이 가전메이커의 일반적인 평가다.
게다가 소니·JVC 등 일본 경쟁업체들이 아시아 최대의 쇼핑몰인 코엑스몰에 먼저 진출한 상황에서 코엑스몰이 자체적으로 중장기적으로 전자상가를 운영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져 가전메이커들의 입점 포기 여부를 더디게 하고 있다.
실제 LG전자는 코엑스몰에 대리점 등을 출점시키는 것을 내부적으로 검토해오다 투자대비 매출이 적어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힘들다는 잠정적인 결론을 내린 가운데 이같은 결정을 당분간 보류해놓은 상태에서 경쟁업체의 추이를 관망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도 코엑스몰에 진출하기 위해 일선 영업조직에서 최근 상권조사를 벌이는 등 출점을 신중하게 검토했으나 매출이 저조할 것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그 계획을 접었다. 그러나 젊은 연령층이 코엑스몰을 전용공간으로 활용하는 만큼 디지털제품을 홍보하고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마케팅전략을 수립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리빙프라자와 연계, 전시·홍보관 성격의 디지털체험관을 개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