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청산, 부도, 법정관리.」
기업의 구조조정이 e비즈니스에 찬물을 끼얹었다. 가장 큰 여파를 입고 있는 업종은 공동행보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자동차와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건설분야다. 특히 28개 퇴출기업 중 건설기업은 무려 10개나 돼 「시작도 하기 전」 초를 친 상황이 됐다.
지난 6일 1차 자동차 업종의 e비즈니스 관계자들은 부도처리된 대우차사태가 자동차 업종 공동의 기업간(B2B) 전자상거래(EC) 프로젝트에 끼칠 영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현재 자동차 공동 B2B프로젝트를 주관하는 자동차공업협회 CALS센터(소장 이동환)는 8일 대책회의를 갖고 추후 사태전개에 따른 다각적인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동환 상무는 『대우차 자금난이 업종별 CALS나 공동 e마켓플레이스 구축사업에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는 볼 수 없다』면서 『그러나 정부와 업계 모두가 필요성을 강력히 인식하고 있는 만큼 회사청산 등 극단적 상황이 오지 않는다면 공동사업은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업계 B2B기반사업인 CALS는 이같은 외풍에도 불구하고 순항하는 분위기다. 자동차CALS센터에는 대우차 개발진도 참여해 현재 1차 선행연구를 마치고 공동 네트워크(KNX) 및 전자문서교환(EDI)시스템 개발에 돌입한 상태다. 이미 민관 공동의 예산이 투입돼 내년 4∼5월 개통을 목표로 개발작업이 진행중이며 시범부품업체 30개와 연계, 내년 하반기 시범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다만 공동 e마켓플레이스의 경우 향후 현대·기아차 중심구도로 굳어질 공산이 크다. CALS센터 박재욱 과장은 『이미 오래전부터 현대·기아차 주도로 e마켓플레이스 구축작업을 진행해왔다』면서 『현대·기아차의 80%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고려할때 심각한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CALS센터는 이번주 소모성자재와 표준공용부품 데이터베이스(DB), 전자카탈로그 등 제반 시스템 구축계획을 확정키로 했다. 이어 한달내 사업자를 선정하고 연내 시스템 개발에 착수하는 등 e마켓플레이스 기반구축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또 국내 시장진출을 앞둔 르노와도 B2B 프로젝트 공동 참여를 논의하는 등 역량결집에 힘을 쏟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구분돼 추진돼온 건설분야는 싹도 틔워보지 못한 채 주저앉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SK건설, 코오롱건설, 현대산업개발, 삼성물산이 공동으로 추진해온 그랜드컨소시엄의 e마켓플레이스 구성이 백지화된 이후 차선책을 모색중이지만 이렇다할 답을 내지 못하고 있다. 독자노선을 선언한 삼성물산은 삼성물산대로 일의 진척이 늦어지고 있으며 나머지 기업들도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코오롱건설 관계자는 『SK건설과 LG건설 중심으로 추진돼온 플랜트 기자재 공동구매 사업과 e마켓플레이스 구축 사업을 단일화하는 방안을 논의중이지만 구체적인 안은 잡히지 않은 상태』라며 전반적으로 사업추진이 힘을 잃고 있다고 토로했다.
다른 업종에 비해 힘 있게 추진되는 대형 사업이 없는 상황에서 이미 시작한 중소기업 중심의 e마켓플레이스 역시 침체 분위기와 맞물려 영향을 받고 있다. 이달말 서비스 개시를 준비중인 A건설 e마켓플레이스 대표는 『마켓플레이스를 통한 거래를 설명하는 것조차 어려운 분위기』라며 하소연하고 있다.
모기업인 동아건설로부터 빚보증 불똥을 맞은 대한통운은 억울하지만 각오한 일인만큼 사업 추진에 큰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대한통운 EC사업팀 신현덕 팀장은 『연말 쇼핑몰 사이트의 대대적인 개편도 아무 차질없이 추진중이며 내년 상반기중에는 쇼핑몰 사업을 분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