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의 침체에 따라 채권 거래는 늘고 있지만 채권시장의 성장에도 대부분의 거래는 국고채와 극일부의 우량 회사채에 편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대우증권의 자료에 따르면 채권시장의 거래대금은 지난해 12월 88조원에 불과했지만 올해 10월에는 200조원 규모로 두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주가가 고점을 형성한 지난 3월 이후 채권 거래에서 국고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반면 기업의 자금줄이 되는 회사채의 거래는 계속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채권 거래대금 중 36.2%를 차지했던 회사채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낮아져 지난 10월에는 8.6%로까지 그 비중이 낮아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주식보다는 채권, 채권 내에서도 안정성이 높은 국고채로만 거래가 집중되고 있다는 의미로 민간기업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가 절대 낮다는 것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다. 또 기업의 주가하락과 개별기업으로의 자금유입이 차단되고 있는 현상을 반영한 것이다.
대우증권 이진혁 애널리스트는 『회사채의 거래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 것은 개별기업에 대한 불신으로 높은 금리에도 투자자들이 몸을 사리는 것』이라며 『주식과 채권을 포함한 증권시장으로의 자금유입이 원활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신뢰도 회복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구조조정 과정이 본격화되면서 신용등급이 BBB+인 기업의 회사채는 국고채와 스프레드(금리 격차)가 많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량기업의 경우 최근 심각한 자금시장의 경색에도 재무적 위험이 상당부분 제거되고 있다는 의미로 기업간 옥석가리기가 심화되고 있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투자할 종목을 선정하는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