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금융분산시스템>인터뷰-현대정보기술 이영희 상무

『이번처럼 대규모 금융기관 업무를 분산처리하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아직 보기 드문 고난도 작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업 주최측인 정보통신부의 과감한 정책 결정과 추진과정에서의 세심한 배려 및 지원이 전체 사업을 성공으로 이끄는 결정적인 요인이 됐습니다.』

우체국 금융분산시스템 구축을 총괄, 지휘한 현대정보기술 이영희 상무는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 요인이 사업주최와 시스템 구축 업체가 동일한 목표 의식을 가지고 상호 시너지를 극대화한 데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50여 업체에 월평균 150여명의 엔지니어가 참가하는 사상 유례없는 대규모 프로젝트인 관계로 전체 참가 업체들의 「윈원(win one)」이라는 소(小)사장제 개념의 가상회사를 설립하고 모든 권한과 책임을 소사장에게 위임하는 독특한 사업관리 전략을 수립해 추진한 것도 이번 사업 성공의 큰 요소로 작용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특히 이 상무는 『금융 전산시스템 운용에서 핵심 소프트웨어인 금융미들웨어를 국내 최초로 자체 개발해 주요 아키텍처 및 성능에 대한 사전 테스트를 실시하고 이를 실제 적용함으로써 그동안 외산 일변도이던 금융 소프트웨어를 국산화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전체 프로젝트를 총괄했던 책임자로서 이 상무는 『당초 개발 기간이 정보계획수립(ISP)에서는 3년 3개월, 한국전산원의 기술지원팀은 3년 가량이 소요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으나 실제 계약기간은 2년 4개월로 정해짐으로써 빠듯한 사업 일정으로 프로젝트 추진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는 개인적인 아쉬움도 토로했다.

그럼에도 사업 착수 2년 9개월 만에 전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대규모 금융업무의 지역별 개방형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에는 국제연합(UN)과 세계우편연맹(UPU) 관계자는 물론 미국·일본·동남아 지역 금융전문가와 시스템통합(SI)업체 임원, 기자들이 실제 견학까지 오고 있다는 게 그의 귀띔이다.

『이제 남은 숙제는 우리가 개발한 시스템을 당초 계획대로 잘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이번 사업을 통해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발전된 시스템을 개발해 세계시장에 진출하는 일입니다.』

실제로 우체국 금융분산시스템 사업을 마무리한 이 상무는 곧바로 현대정보기술 금융사업본부장으로 복귀해 이 회사의 금융SI사업 총괄임원으로서 현재 베트남·파키스탄 등 전세계를 무대로 뛰고 있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