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인 우체국망을 통해 모든 사람이 원스톱으로 금융업무를 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우선 대학생·군인 등을 대상으로 우체국 통장 갖기 캠페인을 벌일 예정입니다.』
우체국금융망서비스 개혁을 마친 정보통신부 전파관리소 노희도 소장이 내세우는 꿈이다. 우체국을 대도시는 물론 읍면까지 활용할 수 있는 정보화·경제 창구로 활용하자는 것이 노 소장의 바람이다.
금융계는 생각보다 보수적이다. 정보통신부문 신기술이 개발되더라도 금융사고를 우려해 선뜻 도입하지 못하는 것이 그동안의 관례다. 이런 금융권의 선입견을 깬 곳이 바로 우체국이다. 정통부가 전국 2958개의 우체국을 컴퓨터와 네트워크로 엮어 전국민에게 우체국 예금 및 보험 서비스는 물론 경조환 송금, 각종 공과금 수납서비스를 온라인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총 42대의 중대형 컴퓨터가 우체국 예금 및 보험 업무를 분산처리한다. 이 정도면 국내 금융권 중 최상위급에 해당되는 정보화수준이다. 업무량이 많아도 다른 은행처럼 지체나 서비스망이 일시에 중단되는 사태가 없다는 것이 우체국 금융분산시스템의 핵심이다.
『우체국이 크게 변하고 있습니다. TV광고에서처럼 편지수발은 물론 은행·보험 업무까지 처리가 가능한 곳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변하는 우체국의 중심에 정보통신부 전산관리소가 있다.
체신금융망의 첨단시스템 도입으로 우체국 요금은 은행담당직원이 전산에 입력시키는 데 전국 어디서나 불과 1.5초 이내에 해결이 가능해졌다. 일반 시중은행의 온라인 처리과정인 3초에 비하면 무척 빠른 속도다.
노 소장의 말대로라면 우체국은 지난 1927년 서울 저금관리국으로 출발한 이후 최대의 전환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70년대 국내경기를 건설업이 주도했다면 이제는 사이버건설이 주도하게 될 것입니다. 바로 SI사업입니다.』
노 소장은 금융전산망의 변화를 새로운 건설사업에 비유한다. 우체국 전산시스템 구축이 완료되면서 다른 금융권에서도 변화가 일고있다. 평화·하나 은행 등이 통장개설과 입금업무를 우체국에서 위탁처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국내 우체국금융분산시스템 구축을 마친 현대정보기술은 베트남 금융결제원으로부터 1200만달러, 파키스탄 중앙정부로부터 2600만달러의 시스템 구축을 수주했다.
노 소장이 새로운 건설사업으로 SI분야를 보는 것도 다 이런 까닭에서다.
『정부가 위험부담을 무릅쓰고 금융전산시스템을 우리 기술로 구축한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이러한 산업체 파급효과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