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구조조정과 자금시장 악화에도 코스닥 등록법인들의 타법인 출자가 지속되고 있다. 이는 등록법인들이 공모와 증자를 통해 확보한 현금을 이용, 경제 위기라는 현시점을 새로운 기회로 삼고자 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에 대한 부정적인 면을 경고하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11월 들어서만 코스닥시장에서 타법인 출자를 공시한 기업은 이오테크닉스, 재스컴, 인성정보 등 29개사에 이른다. 상반기에 봇물처럼 타법인 출자공시가 이어지던 것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벤처위기라는 인식에도 불구, 코스닥 등록법인들의 사업다각화 시도와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효과를 겨냥한 움직임은 꾸준한 셈이다. 반면 같은 기간동안 등록법인이 출자한 지분을 처분한 경우는 골드뱅크커뮤니케션즈, 케이엠더블유 등 4건에 불과해 일반의 예상과는 달리 출자지분 회수와 현금확보를 위한 움직임은 많이 나타나지 않았다.
최근 나타난 타법인 출자의 특징중 하나는 사업목적과 상관없는 기업으로의 단순투자는 크게 줄어든 반면 관계사나 계열사와의 시너지효과를 기대하는 출자나 사업부문을 보완하기 위한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9일 메쏘드아이에 10억원을 출자한 이오테크닉스는 소프트웨어사업부문의 핵심기술을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출자목적을 설명했으며 씨앤텔도 지난 8일 유통사업 부문을 보강하기 위해 엠알엠에 5억원을 출자했다. 인성정보는 계열사인 인성디지탈에 10억원을 출자, 사업상의 효율을 높이고 향후 인성디지탈의 코스닥 등록까지 겨냥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와 증시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단순 투자목적의 투자가 줄어드는 것에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또 타법인출자 자체를 놓고 옳다 그르다를 평가하기보다는 그 내용을 살펴봐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거품이 상당부분 빠진 상태라서 현재시점이 낮은 가격에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는 반면 타법인 출자의 부정적인
면이 드러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오테크닉스의 성규동 대표는 『코스닥 등록법인들이 공모자금을 잘못 쓰고 있다는 지적들이 많지만 기업들이 모두 현금만 틀어쥐고 있다면 이것도 문제다』며 『적절한 사업에 합리적인 목적으로 자금을 사용하는 것은 기업과 투자자들에게 모두 득이 된다』고 말했다.
신한증권 김학균 코스닥팀장은 『타법인 출자를 통해 사업상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면 긍정적인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출자를 가장한 계열사로의 자금지원이 되거나 출자자본의 평가손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타법인출자 자체에 의미를 두기보다는 그 내용에 따라 건건마다 다른 평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