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을 공략하라>상-인터넷 정책

◆황하는 거칠고 만리장성은 높기만 하다. 중국은 생활과 관습이 다르고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어 우리 사고방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면이 많다. 그러나 중국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황하를 건너야만 하고 만리장성을 넘어야만 한다. 50억 인구의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지닌 중국시장은 우리가 반드시 공략해야만 하는 고지다.

허균은 이미 600여년 전에 황하 물결이 아무리 거칠고 흐리지만 무릎밖에 차지않는 얕은 길이 반드시 있다고 했다. 만리장성은 더이상 범접하기 힘든 마지노선이 아니라 사람들이 들끓는 관광의 명소다.

최근 국가정보원은 「중국 인터넷 시장정보」를 발간했다. 국가정보원이 밝힌 중국 인터넷시장 「바로보기」를 3회에 걸쳐 연재한다.편집자◆

중국의 인터넷은 철저하게 정부주도하에 있다. 중국의 「핵심 성장엔진」이라고 할 정도로 중국 정부가 인터넷에 거는 기대는 크다. 중국이 자랑하는 「양탄일성(兩彈一星)」에 견주어 인터넷을 언급한다. 양탄일성이란 중국이 자체기술로 개발한 원자폭탄, 수소폭탄, 인공위성을 말한다.

◇인터넷은 통제력 확보 수단 =중국 정부의 인터넷 전략은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 중국정부는 인터넷산업을 「효과적인 정보독점의 수단」으로 활용, 개혁·개방 이후 약화됐던 중앙정부의 통제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둘째, 인터넷정책에 일관되고 명확한 입장보다 불확실한 태도를 견지함으로써 민간부문의 약진을 견제하려 하고 있다. 법제나 정책에 있어 「자의적인 해석」이 가능하도록 여지를 남겨놓고 정부의 통제력이 언제나 침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셋째, 상대적으로 낙후된 자국의 정보통신기술 수준에도 불구하고 선진국의 기술·자본에 종속되어 정보식민지로 전락하는 것을 피한다는 전략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중국의 리눅스 보급운동이다. 중국은 교육기관, 정부기관에서 윈도 대신 리눅스 사용을 권장하고 있으며 리눅스 관련 업체 또한 크게 늘어나고 있다.

◇금자공정 =중국은 93년 3월 「금자공정(골든 프로젝트)」이라고 일컫는 국가정보인프라(NII)」 건설계획을 추진하면서 인터넷산업의 본격적인 발전기반을 마련했다. 이 계획은 인터넷을 중국경제의 성장엔진으로 삼는다는 정책의지가 반영된 사업으로 순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 96년부터 올해까지 제9차 5개년 경제개발계획기간에 금교(金橋), 금관(金關), 금잡(金●) 등 3개 프로젝트에 우선순위를 두고 중점적으로 추진해왔다.

금교공정은 지방 전부 및 1만2000여개 중대형 국유기업, 삼협댐 등 국가중점 인프라 건설센터를 위성 및 유선통신망을 통해 중앙정부의 네트워크로 편입시키는 프로젝트. 현재 전반기 공정이 완료된 상태다. 금관공정은 수출입과 관련된 4개 정부기관의 시스템을 하나로 묶어 업무의 효율성 제고, 밀수방지, 기업 통제강화 등을 모색하는 계획이다. 금잡공정은 베이징·상하이·광둥성 등 중국내 12개 주요 성·시에 위치한 은행 등 금융기관을 네트워크로 연결, 신용카드를 통한 결제시스템을 구축하려는 계획이다.

이 세 가지 프로젝트는 5개년 경제개발계획이 마무리단계에 들어서면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중앙정부의 통제력은 점점 강화되고 있으며 민간부문으로의 확산도 점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집단육성단지 =잘 알려진 중국의 실리콘밸리 중관촌은 중국 IT기업의 80%이상이 위치하고 있다. 중국은 이 지역에 등록된 관련기업들에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다. 먼저 3년간 면세혜택을 받을 수 있고 이후에도 일반세율인 30%의 절반정도만 납부하는 세금우대를 받을 수 있다. 둘째, 첨단과학기술 관련 기업들은 25%의 부동산 임대 할인과 일반 임대료보다 25∼30% 저렴한 전용회선을 사용할 수 있다. 셋째, 중국의 폐쇄적 호구제도에 구애받지 않고 인력을 확보할 수 있으며 합법적인 거주권을 인정해주고 있다. 넷째, 이 지역 기업들 중 200만 달러 이상의 제품을 수출할 경우 「수출경영권」을 부여하는 등 다각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 외에도 상해시 정부가 출자 설립한 소프트웨어 관련 벤처인큐베이터로 포동소프트웨어단지(浦東軟件園)가 있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