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T2000]주식시장-비동기 3사 희비 갈린다

◆차세대이동통신(IMT2000)이 증시의 핵심 테마로 떠오르고 있다. 관련업체들이 사업계획서 제출을 완료함에 따라 기술표준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감소되면서 투자유망종목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비동기 사업권 획득을 위한 SK텔레콤, 한국통신, LG글로콤 등 「빅3」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하나로통신이 기습적으로 동기사업자로 나섬에 따라 이들 업체의 주가 향방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편집자◆

통신서비스업체들의 주가향방은 IMT2000에 따라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IMT2000 사업자 선정이 유력한 SK텔레콤, 한국통신그룹, LG글로콤 등 3개 컨소시엄이 정부의 최소한 1개 동기사업자 선정 방침에도 불구하고 모두 비동기를 고집하면서 1개 사업자 탈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는 올 연말로 예정된 사업자 선정시까지 통신서비스업체들의 주가에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IMT2000 사업을 포기했던 하나로통신 주축의 한국IMT2000이 지난달 31일 동기사업자로 정보통신부에 기습적으로 사업계획서를 제출함에 따라 IMT2000을 둘러싼 관련업체들의 주가전망은 더욱 어려워졌다.

이같은 IMT2000의 기술표준 논란은 통신서비스업체의 주가를 짓누르고 있다. 기술표준 논란이 가열됐던 지난달 SK텔레콤은 주가가 15.4%나 하락했고 한통프리텔, 한통엠닷컴, LG텔레콤 등도 각각 19.1%, 10.4%, 30.5%씩 떨어졌다. IMT2000 기술표준의 불확실성이 통신서비스업체의 주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다.

◇IMT2000 랠리 스타트 = 기술표준 논란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31일 IMT2000 사업계획서 마감으로 증시에도 본격적인 IMT2000 랠리가 시작됐다.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업체들의 주가가 이달초 IMT2000에 대한 기대감으로 급상승했으며 증권사들도 앞다퉈 기술표준에 따른 시장판도 변화에 관한 리포트를 쏟아냈다.

IMT2000 관련주의 상승은 증시에도 활력을 불어넣었다. 한통프리텔, 한통엠닷컴, LG텔레콤 등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 상위 3개 업체의 주가상승은 지수상승으로 연결되며 첨단기술주 하락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시장의 상승무드를 조성했다. 거래소시장에서도 지수관련주인 SK텔레콤과 한국통신이 IMT2000 관련 테마로 상승하며 지수하락을 저지했다.

대신경제연구소 정윤제 연구원은 『IMT2000 기술표준이 확정되는 연말쯤에 업체별 주가변동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며 『그동안 관련주들은 기술표준 논란으로 커졌던 낙폭을 줄이며 반등을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기술표준에 따른 주가변동 = 증시가 IMT2000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기술표준에 따른 관련업체의 주가도 큰 폭으로 변동될 가능성이 높다. 전세계 80% 가량이 비동기식 기술표준을 채택하고 있는 상황에서 동기식 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서비스범위가 국내로 한정되고 경쟁력도 저하돼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증권업계는 비동기 사업권을 신청한 3개 컨소시엄 중 이동통신서비스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SK텔레콤의 경우 동기식 관련 장비업체들의 내수성장을 촉진시켜야 한다는 이유에서, 한국통신은 정부가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동기식 사업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LG텔레콤은 당초 동기식 기술의 대표주자인 삼성전자와 배타적인 관계에 있다는 특수성으로 인해 초기부터 비동기식 사업자로 선정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업계 1, 2위인 SK텔레콤과 한국통신이 비동기사업자를 고수하고 있어 탈락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우증권 고태봉 애널리스트는 『현재까지 상황으로는 LG전자의 비동기식 장비 준비 등으로 일찌감치 비동기식으로 인식되고 있는 LG텔레콤측이 비동기사업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따라서 SK텔레콤과 한국통신이 남은 1개의 비동기 사업권을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선 IMT2000사업자 선정을 이동통신시장과 연계해 볼 때 한국통신이 비동기사업자 선정에서 탈락돼 동기식 사업자로 선회할 경우 최대 경쟁업체인 SK텔레콤(비동기 선정)의 주가상승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SK텔레콤이 동기사업자로 선정되면 LG텔레콤(비동기 선정)이 상대적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며 주가상승을 이끌어낼 전망이다. 또 LG텔레콤이 비동기식에서 탈락, 동기식 사업자로 선회할 경우에는 한국통신과 SK텔레콤 주가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은 채 LG텔레콤의 주가만 폭락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하나로통신 변수 = 하나로통신이 중심이 된 한국IMT2000(가칭)이 차세대이동통신(IMT2000) 사업을 재추진키로 하고 동기식 사업자 신청서를 제출함에 따라 IMT2000을 둘러싼 이동통신업체들의 주가향방에 증시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IMT2000이 하나로통신의 뜻대로 동기식 사업자로 채택될 경우 이동통신시장 재편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기사업자 선정을 장담하고 있는 한국IMT2000은 하나로통신의 기대와 달리 사업자 선정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한국IMT2000이 대형 3개 컨소시엄이 비동기 경쟁을 벌이는 사이에 기습적으로 동기를 선언하고 IMT2000 사업권 획득에 나섰지만 초고속인터넷 사업으로 인한 비용부담에 시달리고 있고 IMT2000 사업에 필요한 막대한 재원을 조달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현 상황에서 한국IMT2000이 정통부가 제시하는 요건을 갖출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결국 하나로통신의 IMT2000 사업자 신청은 향후 비동기방식에서 탈락한 1개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굿모닝증권 반영원 연구원은 『하나로통신의 IMT2000 참여가 기존 이동통신 업체의 주가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탈락한 비동기방식 사업자와 협상을 벌일 경우 유리한 조건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통신장비株 날개 돋는다

IMT2000의 1차 수혜주인 통신장비주를 주목하라.

통신장비업체들은 통신서비스업체들의 IMT2000 서비스를 위한 막대한 초기시설투자비용 투입으로 이르면 내년초부터 실질적인 수혜가 예상된다.

IMT2000 관련 통신장비 최대수혜주로 부각되고 있는 업체는 단연 LG전자다. IMT2000 3개 사업자 중 2개 사업자가 비동기식으로 기술표준을 가져갈 것이 확실시 되면서 비동기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LG전자가 동기방식의 삼성전자와 현대전자에 비해 수혜폭이 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기지국장비 및 관련부품업체인 KMW도 세계 첫 비동기식 서비스업체인 일본의 NTT도코모에 기지국장비 및 관련부품을 납품키로 계약을 체결하면서 IMT2000 관련 수혜대상업체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광전송장비업체인 성미전자도 그동안 통신서비스업체에 대량으로 제품을 공급하며 수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단말기업체들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데다 복수표준 선정에 따른 비동기 분야의 수출이 늘어날 전망이어서 중장기적으로 수혜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대량 GSM 단말기 수출 계약을 체결한 세원텔레콤과 노키아를 통한 대규모 수출이 기대되는 텔슨전자가 IMT2000 관련 단말기 최대수혜주로 꼽히고 있다.

이밖에도 단말기 관련 부품업체인 필코전자, 서두인칩, 터보테크 등도 IMT2000과 관련해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증시전문가들은 『막대한 초기투자비용이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통신서비스업체들에 비해 내년부터 IMT2000 관련 실질적인 실적개선이 예상되는 통신장비업체들이 단기적으로 투자가 유망한 종목』이라며 『통신서비스업체의 주주 및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통신장비업체들의 수혜폭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IMT2000 통신장비 수혜주

업종=투자유망종목

시스템장비=LG정보통신

기지국장비 및 관련부품=기산텔레콤, KMW, 성미전자

단말기 및 관련부품=세원텔레콤, 텔슨전자, 삼성전자, 필코전자, 터보테크, 서두인칩

<자료:굿모닝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