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을 공략하라>중-최근 시장 동향

중국 인터넷 시장이 현재 겪는 어려움은 국내 인터넷 시장과 흡사하다. 수익모델 부재에 따른 회의와 실매출의 어려움, 지나치게 심화된 업체들간의 경쟁 등 넘어야 할 난국이 산재해 있다. 나스닥에 상장된 중국의 대표 포털인 「소후」와 「망이」의 주가는 현재 상장가의 3분의 1을 밑돌고 있다. 중국 정부 역시 포털서비스 분야에 대해 이를 통제할 것인지 육성할 것인지 확실한 방침을 정하지 못한 채 애매한 입장만 취하고 있다.

또 인터넷 사용인구가 1690만명에 달한다고 하지만 아직 인터넷 시장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포털사이트들이 난립, 경쟁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는 마케팅 비용의 과다지출로 이어져 시장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후 자금조달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여기에 고유한 콘텐츠 및 운영방식을 개발하지 못하고 선진국들의 콘텐츠 운영방식을 답습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웹사이트 구성이 산만한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전자상거래(EC) 분야도 마찬가지다. 지불·물류시스템의 부재로 상거래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 낮은 서비스 수준으로 일요일에는 온라인 예약조차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고 가격경쟁력 또한 떨어진다. 일부 컴퓨터 부품과 휴대폰의 경우 오히려 시장가격보다 비싸 고객들이 외면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 네티즌들의 쇼핑몰에 대한 인지도는 크게 떨어져 상거래 사이트를 경험한 네티즌들 중에 만족한다고 반응하는 사람들은 40%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 같은 인터넷 시장의 어려움으로 중국 역시 인수합병(M&A)이 활성화하고 있으며 본격적인 구조조정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또 무선인터넷의 보급이 크게 늘고 있는 것도 국내 인터넷 시장과 흡사하다.

올 하반기 들어 「소후」가 「차이나렌」을 합병한 것을 비롯, 다수의 업체들이 대규모 M&A를 추진했고 중국 내 최대 정보기술(IT)업체인 렌상(聯想)그룹이 M&A 대열에 가세하는 등 M&A그룹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중국 정부도 인터넷산업의 구조조정을 위한 M&A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정부는 「IT산업의 발전을 위한 여섯 가지 전략」을 발표하면서 M&A를 통한 경쟁력 강화도 중요 항목으로 지정했다.

올해 말까지 중국 인터넷 기업들의 90% 이상이 도산·M&A 등을 통해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이 난무하고 있다. 한편으론 최근의 M&A 열풍을 두고 이미 과열된 인터넷산업에서 거품이 빠지는 과정이라는 다소 냉소적이고 비판적인 평가가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 사용인구가 전체 인구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고 인터넷 기간망 등 기초적인 인프라도 충분히 갖춰지지 못한 중국의 인터넷산업은 아직 발전 초기단계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거품론」을 제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중국 인터넷업계는 내외부적인 원인들로 과열됐던 초기단계를 정리하고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살아남아 새로운 조정국면을 조성하는 시기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3월부터 시작된 무선인터넷서비스 분야는 올해 말까지 74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동전화 사용인구의 증가에 비례해 급속도로 팽창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중국의 무선인터넷은 접속 속도가 느리고 사용환경이 불편하며 사용요금 및 단말기 가격이 비싸다는 점 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때문에 이를 개선할 수 있는 기술적 진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의 무선인터넷은 유선인터넷을 대체하는 시스템이라기보다는 이에 대한 보완 역할을 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전망이다.

<이경우 기자 kw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