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게임에 밀려 거의 헐값 수준에 머물러 온 국산 대작 판권료가 최근들어 20억원대의 가격을 형성하는 등 크게 치솟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위자드소프트(대표 심경주)가 게임개발사인 손노리(대표 이원술)에 국산게임 사상 최대규모인 15억원의 판권료를 지불하고 「어스토니시아 2」에 대한 라이선스를 획득한 데 이어 소프트맥스(대표 정영희)는 오는 12월 초 발매되는 「창세기전3 파트2」의 판권료로 20억원대의 가격을 제시, 디지털에이지와 곧 계약을 체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트리거소프트(대표 김문규)가 개발중인 게임도 평균 5억∼6억원대의 판권료를 형성하고 있으며 중소게임 개발사인 H사의 작품도 라이선스료로 8억∼10억원대를 호가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게임 판권료의 경우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불과 2억원 수준에 머물렀으나 최근 들어서는 평균 5억∼10억원을 오르내리고 있다.
이같은 판권료는 지금까지 국산 PC 패키지 게임의 경우 평균 1억원선, 대작의 경우 2억원선에 머물러왔다는 점에서 거의 충격적이다.
이같은 현상은 인건비 등을 포함한 게임개발사의 개발비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다 게임 배급사들이 과거와는 달리 PC 패키지용 제품에 대한 배급권외에 비디오콘솔용 및 휴대형 등 모든 플랫폼에 대한 판권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게임업계의 해외진출이 활발해 지면서 업체들이 국내 배급권외 해외 배급권을 포함한 「올라이트(all right)」 판권을 선호하고 있는 것도 요인으로 풀이되고 있다.
위자드소프트는 손노리와 「어스토니시아2」의 PC 패키지용 내수 및 해외판권을 확보하는 대신 미니엄 개런티 12억원에 마케팅 비용 3억원 등 총 15억원을 지불키로 계약을 체결했다. 위자드의 이번 계약은 국산게임의 판권계약 사상 최대규모다. 이번 계약에 따라 위자드는 손노리측이 게임개발을 완료할 2002년 말까지 3개월 단위로 나누어 계약금액 12억원을 지급하게 된다.
트리거소프트(대표 김문규)는 현재 개발중인 패키지 게임 「왕건」의 라이선스료로 5억∼6억원을 요구하고 있으며 3D 시뮬레이션 게임을 개발중인 H사는 배급사인 한빛소프트측과 적정 라이선스료를 놓고 협상중이다.
온라인게임 분야에서는 삼성전자가 마케팅 비용을 포함해 10억원의 금액을 지불하고 이소프넷으로부터 드래곤라자의 서비스권을 확보했으며 또 다른 온라인게임 업체들과도 10억원선의 라이선스료를 놓고 협상중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드래곤라자 이외에 추가로 2개의 온라인 게임을 확보하기 위해 개발사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중』이라며 『국내는 물론 해외 서비스권 등을 포함할 경우 대부분의 업체들이 마케팅 비용을 포함해 10억원 정도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창희기자 changh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