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처럼 서버를 조립해 판매하는 조립서버시대가 도래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주컴퓨터·뉴텍2000·대우통신 등 PC업체와 넷컴스토리지·딥브레인시스템즈·이파워게이트·자이온리눅스 등 저장장치 및 슈퍼컴업체들이 그동안 PC업계의 전유물처럼 여겨져왔던 서버시스템 조립 및 판매사업에 나서고 있어 닷컴기업·소호·연구소·학교 등 이른바 「틈새시장」이 활성화할 조짐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인텔·AMD·선마이크로시스템스·삼성전자 등 주요 칩 생산업체는 물론 타이안·슈퍼마이크로·에이서스·MSI 등 주기판 전문업체들이 주기판 등 부품을 단일 품목으로 생산, 공급확대에 나선 데 따른 것으로 앞으로 로엔드 서버의 경우 용산상가와 같은 전문상가에서도 이들 주기판과 메모리·파워서플라이·HDD·CD롬·케이스 등 부품을 구입, PC처럼 조립·판매하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대우통신·뉴텍2000·현주컴퓨터 등 PC업체들은 중소기업이 PC를 구매할 때 소규모 서버 도입을 고려하는 경우가 상당수에 이른다는 점에 착안, 주기판·파워서플라이 등 대부분의 부품을 대만에서 들여와 서버를 직접 조립, 소호·학교·개인사업자·중소기업 등을 대상으로 판매하고 있다.
뉴텍2000의 경우는 대만 에이오픈사의 주기판·CD롬, 세븐팀사의 파워서플라이를 도입, 주문생산 방식으로 서버를 조립·판매하고 있으며 대우통신은 대만 MSI, 현주컴퓨터는 인텔 등에서 주기판을 도입해 각각 조립서버를 생산·공급하고 있다.
넷컴스토리지·유니와이드테크놀로지 등 스토리지업체들도 스토리지사업의 활성화 차원에서 서버사업에 뛰어든 경우. 최근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군까지 데이터량의 급증과 함께 스토리지 도입이 활성화됨에 따라 이와 관련해 늘어나는 서버수요를 잡아놓기 위해서다.
넷컴스토리지는 선과 인텔의 주기판을 도입, 스토리지서버를 조립해 판매하는 사업에 나서고 있으며 최근에는 삼성전자의 알파 주기판도 들여와 서버를 조립·판매하고 있다. 유니와이드테크놀로지 역시 대만제 주기판을 도입, 자체 솔루션을 얹어 시스템을 조립·판매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PC나 서버를 클러스터링해 슈퍼컴퓨터사업에 나선 업체들도 조립서버사업에 나서고 있다. 딥브레인시스템즈는 클러스터 슈퍼컴퓨터에 이어 서버사업에 진출, 「몽구스 시리즈」를 내놓았다. 몽구스 시리즈는 인텔·타이안·AMD 등 업체의 주기판을 들여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공급받은 파워서플라이·케이스 등 부품을 조립해 생산한 서버제품으로 주로 중소기업의 웹서버 등 틈새시장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클루닉스와 자이온리눅스시스템즈 역시 인텔 및 대만산 주기판을 들여와 중소기업·연구소·대학 등을 대상으로 한 서버조립사업에 나서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용산전자상가 등 일부 판매상들은 이미 대만·미국 등에서 주기판·파워서플라이 등의 부품을 들여와 서버를 조립·판매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외국계 대형 서버업체들의 독점적인 지위 때문에 아직은 판매량이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으나 중소기업·소호·대학 등의 수요가 점차 늘고 있어 앞으로 조립서버의 입지도 조금씩 틈새시장을 중심으로 자리를 잡아갈 것』으로 전망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