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슨연방제」에 균열조짐이 나타나는 것은 이민화 회장이 메디슨의 총수로서뿐만 아니라 한국벤처기업협회 회장 때부터 줄기차게 강조해온 「벤처연방제론」이 중요한 시험대에 오른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이민화 회장은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21세기를 맞아 벤처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해 기존의 재벌그룹과는 개념이 다른 수평적인 벤처기업간의 연방제를 주창해왔다. 즉 특정기업을 중심으로 관련기업들이 지분교류나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같은 생명체처럼 살아 움직이는 조직을 만들어 위기에 공동 대처하고 경쟁력을 극대화하자는 것이다.
이 회장의 이같은 논리는 벤처조정이 장기화되고 코스닥 및 벤처자금시장이 위축되면서 일부 벤처기업들로부터 호응을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벤처지주회사를 꿈꾸는 일부 홀딩컴퍼니들에게는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적지않은 벤처기업들 역시 「지푸라기라도 잡는다」는 심정으로 벤처연방에 스스로 편입되기를 원했다.
그러나 이번 메디슨연방제의 균열조짐에서 나타났듯이 벤처연방제는 결국 핵심기업의 상황에 따라 소속기업이 직간접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재벌의 폐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벤처업계의 판단인 것 같다.
물론 벤처연방제는 지급보증이나 내부자거래 등으로 복잡하게 얽혀있던 재벌과는 엄연히 다르다. 그렇지만 휴먼네트워크로 자연스럽게 결합된 것이 아니라 특정 주도업체나 인물에 의해 다소 인위적으로 형성된 벤처연방은 벤처비즈니스의 본류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어쨌든 이번 메디슨연방제를 계기로 시험대에 오른 벤처연방제가 채 뿌리도 내리기도 전에 새로운 시도로 끝날지 아니면 위기를 수습하고 뿌리를 내릴지 벤처업계는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