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정보센터(소장 조영화)가 추진하고 있는 3300만달러짜리 슈퍼컴퓨터 도입 관련 입찰제안이 오늘로 마감된다. 이번 입찰에 대비, 수개월전부터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다각적인 전략 수립에 부심해온 주요 슈퍼컴퓨터업체들은 15일 입찰제안서를 연구개발정보센터에 제출한다는 계획 아래 최종 문안 정리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이번 슈퍼컴퓨터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관측되는 업체는 대략 8개사 정도.
한국IBM·한국HP·SGI코리아·컴팩코리아·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크레이컴퓨터코리아·한국후지쯔·NEC 등이 그들이다. 또 그동안 한국 슈퍼컴퓨터 시장을 넘보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해온 일본 히타치 등 두세 업체가 복병으로 참여할지도 모른다는 관측도 업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어 업체들의 긴장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에서 개최된 바 있는 「SC2000」에 참석한 연구개발정보센터의 한 관계자는 『SC2000 기간 동안 연구개발정보센터측에 자사 슈퍼컴퓨터에 대한 성능과 솔루션을 설명한 업체가 8개사 정도』라고 밝혀 이번 입찰 참여업체는 이들로 압축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들 8개사는 당초 연구개발정보센터가 주문한 컨소시엄 방식과 단독 입찰 두 가지 방식 가운데 단독입찰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국후지쯔의 한 관계자는 『연구개발정보센터가 이번에 도입하기로 한 슈퍼컴퓨터는 스칼라형과 벡터형 두 가지 시스템이며 이들 시스템을 하나로 묶어 패키지로 구매한다는 게 연구개발정보센터의 기본 입장인 것으로 안다』면서 『그러나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하기에는 여러가지 제약 조건이 있어 대부분의 업체들은 우선 단독입찰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고 나름대로 전망했다.
컴팩코리아와 한국HP도 비슷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컴팩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입찰은 우선 연구개발센터가 요구하는 성능을 맞출 수 있는 업체를 선정하고 이들 업체를 대상으로 다시 우선 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처음부터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보다는 1차 관문을 통과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즉 우선 적격업체로 선정돼 선정된 업체들끼리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계속해서 단독으로 참여하는 방안이 훨씬 유리하다는 게 업체들의 공통된 인식인듯 싶다.
단독 입찰참여 의사를 밝힌 SGI코리아의 한 관계자도 『이번 1차 입찰제안서는 연구개발정보센터가 제시한 각종 시험평가항목에 대한 답안지를 제출하고 그 결과치를 설명하는 성격이 짙기 때문에 모든 업체가 자사 시스템의 장점을 강조하는 데 역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와 한국IBM도 입찰과 관련, 구체적인 언급을 하기가 어렵다고 밝히면서도 다만 이번 제안서에는 시스템 성능을 설명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혀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할 뜻임을 시사했다.
결국 이번 연구개발정보센터의 슈퍼컴퓨터 도입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모든 업체들은 예선전이라 할 수 있는 1차 적격업체 심사에는 단독으로 대응하고 최종 업체를 선정하는 우선협상자 선정용 2차 입찰에는 컨소시엄 구성 등 다각적 합종연횡을 시도할 것으로 점쳐진다.
한편 연구개발정보센터는 15일 입찰제안서를 마감, 오는 21일 업체들의 제안설명을 들은 후 30일 1차 적격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아울러 다음달 4일부터는 2차 선정작업에 들어가 12월 14일까지 우선협상 대상 업체를 선정하고 가격협상을 벌여 오는 12월 21일에 최종 공급업체를 확정할 방침이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