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 변희석 정보관리과장

『전자거래의 법적 효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전자서명이 도입된 진정한 의미의 전자입찰시스템은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처음입니다.』

지난 3일 코엑스에서 열린 전자조달입찰 시스템 개통식을 바라본 조달청 변희석 정보관리과장(39)의 감회는 어느 누구보다도 남다르다.

어찌 보면 변 과장은 전자입찰시대를 열기 위해 「준비된 사람」이었다. 지난 90년 조달청에 발을 들여놓은 직후 조달 EDI 업무의 외길을 걸어온 그가 지난 3월 EDI사업의 마지막부분인 전자입찰시스템 개발을 진두지휘할 정보관리과장으로 전격 발탁됐다. 서기관으로 승진한 지 1년 만의 일이었다. 청에서 일할 수 있는 재목으로 일찌감치 인정받았던 그였기에 가능한 일이라는 게 주위의 평가다.

『입찰시스템의 안정성과 보안성을 기하는 데 많은 시간을 들였습니다. 이번에 도입한 공인인증과 암호화 부분이 바로 그런 부분이지요.』

지난해 도입한 전자서명법도 초기단계인 데다 전세계적으로 모델링할 수 있는 전자입찰시스템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새로운 모델을 창출해야 했던 변 과장은 매일밤 늦도록 고된 작업을 해나가야 했다. 그리고 지금, 지난 8개월여 동안의 고생이 이젠 「드디어 해냈구나」라는 자신감으로 점차 바뀌어가고 있다.

『전자입찰은 민간기관의 전자거래를 파급시키는 데도 많은 역할을 할 것입니다.』

변 과장은 전자입찰시스템을 개발한 직후 전자입찰만을 위해 공인 인증서를 발급한 건수가 지난 9월 이후 현재까지 9000여건에 달한다고 귀띔한다. 이는 그 이전까지 불과 1000여건에 불과했던 공인인증건수를 무려 9배나 뛰어넘는 결과다.

전자입찰 과정에서 전자서명을 통한 공인인증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절차다. 그동안 전자상거래를 주도해온 인터넷 경매 사이트들의 공인인증건이 전혀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향후 민간 기관의 공인 인증 활성화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스템의 안정성을 확인했으나 정작 숙제는 지금부터입니다. 이 시스템을 공공기관에 확산시키는 일이 남아 있습니다.』

변 과장은 한 달 남짓 남은 연말에도 해야 할 일들을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있다. 보다 많은 공공기관에 전자입찰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도록 알려야 함은 물론 마무리 단계에 있는 전자대금 이체 시스템 개발도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홀가분함으로 접어두었던 환한 웃음을 지어보인 변 과장은 여전히 다음 일에 대한 강한 의욕을 내비쳤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