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법선점 한글도메인 정상둔갑 의혹, 파장 일파만파

지난 10일 등록 개시된 최상위 한글도메인이 다국어변환방식(RACE)을 사전입수한 사람들에 의해 편법적으로 선등록된 사실이 밝혀진 데 이어(본지 14일자 1면 참조) 이렇게 편법 선점된 도메인이 정상도메인으로 둔갑된 의혹까지 제기돼 한글도메인을 둘러싼 파문이 증폭되고 있다.

대한민국 도메인동호회(http://www.dodong.com)·가비아·아사달 등 관련업체 및 관계자들은 14일 최상위 도메인 관리기구(레지스트리)인 베리사인GRS가 편법으로 사전등록된 한글도메인을 정상도메인으로 다시 등록받은 의혹이 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5면

이 관계자들은 『RACE 방식을 이용해 사전등록된 한글도메인이 등록개시된 10일 이후 삭제되고 재빨리 정상적인 한글도메인으로 다시 등록된 유력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국제도메인관리기구(ICANN)의 방침에 따르면 베리사인GRS를 비롯한 각국 레지스트리들은 등록된 도메인을 등록자가 요청하는 경우 즉시 삭제해주도록 돼 있다.

도메인등록시스템상 이미 한글도메인에 해당하는 값의 영문도메인이 등록돼 있으면 다른 사람들이 해당 도메인을 등록할 수 없기 때문에 이 도메인소유자는 이를 삭제하고 다시 한글도메인으로 등록받을 수 있다.

관계자들은 베리사인GRS가 이미 외부에 알려진 다국어변환키를 공식등록시 바꾸지 않아 편법등록을 허용한 것도 문제지만 등록 개시된 후 사전등록된 도메인을 삭제해주고 이를 한글도메인으로 다시 등록받은 것은 시장질서를 교란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베리사인GRS측은 이러한 과실을 인정하고 홈페이지 및 NSI의 다국어 도메인 등록 홈페이지를 통해 납득할 만한 기간 동안 공식 사과문을 게시하고 △공식 접수시기 이전에 등록된 bq형식의 영문도메인을 다국어 도메인으로 인정하지 말며 △공식 접수시기 이전에 bq형식의 영문도메인으로 등록한 후 10일 이후에 그 도메인을 삭제하고 다국어 도메인으로 재등록한 도메인에 대해서도 권리를 인정하지 말며 △이러한 문제점들에 대한 보완 및 시정 일정을 공식적으로 게시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들은 이같은 요구사항에 대한 납득할 만한 조치가 없을 경우 전세계 언론을 통해 부당성을 지적하고 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 중국과 일본의 도메인 소비자집단 및 국제 NGO단체와 연대해 베리사인GRS의 다국어 도메인 불사용 운동」을 전개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국내 도메인네임커미티(NC) 및 도메인네임&넘버커미티(NNC)는 지난 13일(현지시각)부터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고 있는 ICANN회의에 14일 위원들을 급파해 문제를 공식 제기할 예정이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