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시대 종언 역설
『PC는 더이상 효용가치가 없다.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소프트웨어는 너무 복잡하다.』
세계적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업체인 미국 오라클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래리 앨리슨은 13일(현지시각) 열린 추계컴덱스2000 기조연설에서 숙명의 라이벌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을 폄하하며 전날의 빌 게이츠와 달리 PC시대의 종언을 역설했다.
그는 컴퓨터 인프라스트럭처뿐만 아니라 데스크톱환경에서도 사용하기 쉬운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오라클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오랜 동맹군이었던 컴팩컴퓨터와 제휴하기로 했다고 선언했다.
기존의 PC 대신 네트워크와 접속해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컴퓨터(NC)의 주창자이기도 한 앨리슨 CEO는 『앞으로 오라클은 컴팩과 협력해 인터넷 웹사이트의 운영속도를 고속으로 할 수 있는 사용하기 편리한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일 것』이라고 발표해 청중들의 관심을 모았다.
그는 이의 일환으로 최근 자사가 선보인 애플리케이션 서버 소프트웨어를 작동할 수 있는 새로운 어플라이언스(단말기)를 다음달 선보이겠다며 『어플라이언스가 데스크톱시장에서 효과를 발휘한다면 서버시장에서도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앨리슨은 또 『PC는 점점 네트워크컴퓨터가 되거나 어플라이언스로 변하고 있다』며 데스크톱PC 대신 네트워크컴퓨터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와 함께 앨리슨 CEO는 『마이크로소프트에 남은 것은 브라우저와 오피스, 그리고 게임뿐』이라고 공격하며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유일한 분야는 게임밖에 없다』고 깍아내리기도 했다.
한편 정보기술(IT)의 신조류보다는 오라클의 제품이 마이크로소프트 제품보다 낫다는 데 기조연설의 대부분을 할애한 앨리슨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고경영자 스티브 발머는 『그는 6∼7년전부터 PC보다는 네트워크컴퓨터를 이야기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