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자본경식 심화로 벤처캐피털업계의 인수합병(M &A)이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벤처캐피털의 M &A 추진과정에서 기존 투자기업들이 후속 펀딩과 경영지원 등에 차질을 빚고 있어 관련 벤처기업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벤처캐피털 M &A의 경우 특정 벤처캐피털의 인수나 합병 주도세력의 투자성향에 따라 투자기업의 가치제고를 위한 경영지원에 적지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M &A 당사자인 벤처캐피털의 투자기업 중 유사업종이나 경쟁업체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 관련 벤처기업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실제로 올초 무한기술투자로부터 벤처자금을 유치한 A사의 경우 무한이 웰컴기술과의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경영진의 반발로 합병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아 걱정이다. A사는 현재 웰컴기술금융으로부터 2차 펀딩을 추진, 투자 결정이 났으나 투자시기가 늦춰져 합병이 완료되는 시점에나 투자를 받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A사측은 『무한과 웰컴의 합병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으면 투자시기가 언제일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며 『만약 무한과 웰컴이 순차적인 합병절차를 밟지 못하고 지분싸움 등으로 번질 경우 투자를 적기에 받지 못해 앞으로 사업추진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 상반기에 무한기술투자로부터 자본을 유치한 B사의 경우는 무한과 자본유치 외에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고 투자기업에 대한 경영컨설팅 등을 실시하고 있으나 웰컴기술금융이 무한의 대주주로 등극함에 따라 전략적 제휴와 업무 협력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밖에도 최근 자산운용회사로 대주주가 바뀐 부산벤처와 웰컴기술금융으로 합병된 이캐피탈 관련 투자기업들도 대주주의 변경이 후속 투자유치나 경영지원 등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하고 대책마련에 부심하다.
벤처업계는 『벤처기업간 M &A와 달리 벤처캐피털의 M &A는 투자기업의 포트폴리오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하며 『M &A를 추진하는 벤처캐피털들이 사전에 투자기업간의 중복부분, M &A 과정에서 예상되는 경영지원이나 후속 투자유치까지 배려해 M &A를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 벤처캐피털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융시장 불안으로 상당수 벤처캐피털이 증자나 펀딩을 통한 외부 자금조달길이 막힌데다가 코스닥시장 침체로 투자회수가 늦어져 자금운용에 한계를 드러내며 M &A시장에 매물로 나오고 있다』며 『통상적으로 M &A 과정이 복잡하고 실제 화학적 합병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려 투자기업들에는 불리한 현상이 많이 나타날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홍기범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