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 non-IT기업에 눈독

「거래소나 코스닥시장에 올라있는 비정보기술(non-IT)업체를 잡아라」.

주가하락, 자금경색 등으로 기업들의 자금이 한계를 드러내면서 인수합병(M &A)시장이 살아나는 가운데 벤처캐피털업체들이 거래소 및 코스닥에 상장·등록한 non-IT기업을 대상으로 한 M &A를 잇따라 추진, 관심을 모으고 있다.

15일 벤처캐피털업계에 따르면 최근들어 코스닥침체와 벤처위기론이 고조되고 오프라인 중심의 굴뚝기업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면서 벤처캐피털업체들이 IT업종을 중심으로 한 신규 벤처투자보다는 M &A쪽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업계는 특히 그동안 증권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non-IT기업을 M &A의 표적으로 삼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닷컴기업을 시작으로 온라인 비즈니스업체가 매출이나 수익창출에 한계를 보이면서 오프라인업체들의 주가가 높아져 향후 투자수익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데다 non-IT업체들이 최근 유행하고 있는 인수후개발(A &D)의 테마주이자 앞으로 온라인사업 진출에 유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웰컴기술금융(대표 채운섭)은 지난달 말 코스닥등록 창투사인 무한기술투자의 대주주였던 메디슨의 지분을 인수하며 경영권을 확보한 데 이어 최근 인터넷교육업체인 코네스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 거래소 상장 출판업체인 계몽사 인수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웰컴기술측은 이와 관련, 『앞으로 계몽사가 갖고 있는 각종 콘텐츠를 온라인 비즈니스화하는 데 초점을 두고 M &A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i베스트창투(대표 한범희)는 최근 개인 및 우호세력 등과 공동으로 거래소 상장 건축자재업체인 벽산의 지분 38.4%를 확보하며 M &A를 추진하고 있다. 한범희 사장은 『벽산은 굴뚝기업이지만 기간업종인데다 온라인 비즈니스 등으로 앞으로 성장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올초부터 10개월여에 걸쳐 100억원을 투입, 순수 장내매입을 통해 지분을 확보해왔다』며 『앞으로 임시주총 요구 등을 통해 경영에 개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제일제당그룹이 대주주인 신생창투사 드림디스커버리(대표 최종표)는 최근 코스닥에 등록한 중견 낚싯대 등 낚시장비 제조업체 동미테크의 경영권을 70억원에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미테크는 지난 75년에 설립됐으며 지난해 156억원의 매출에 3억7000만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이밖에도 별도팀을 구성하며 M &A에 주력하고 있는 벤처캐피털업체들이 비상장·미등록 벤처기업과 함께 굴뚝기업 인수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미등록 벤처기업은 투자회수가 늦고 위험이 큰 반면 상장 및 등록 굴뚝기업은 투자회수가 빠르고 온라인 비즈니스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어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