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단지 나비다드 웜 바이러스 곤혹

e메일로 확산되는 바이러스인 「나비다드 웜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퍼지자 대덕연구단지 연구기관들도 이에 대한 대응책을 긴급히 마련하는 등 곤혹을 치렀다.

15일 연구단지 관련기관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4시 이후 Navidad.exe 파일이 e메일에 첨부된 상태로 무작위로 전송돼, 메일을 열면 실행파일을 정지시키는 등의 피해를 입혀 일부 연구소에서는 바이러스의 급속확산에 대비, 연구소내 방송까지 하는 등 적극 대응에 나섰다.

15일 오후 4시 현재 생명공학연구소는 나비다드 웜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가 100여건에 달했다.

생명연은 지난 14일 오후 4시께 중앙일간지 기자의 이름을 타고 출입기자단에게 나비다드 바이러스가 첨부된 e메일이 전송되는 등 피해가 발생하자 부랴부랴 메일 전송 대상자에게 전화경고를 일일이 하고 15일 아침 출근하자마자 출입문마다 바이러스 경고문을 붙인데 이어 경고방송을 하는 등 바이러스 주의보를 내렸다.

전자통신연구원은 자체 서버에 방역시스템이 탑재돼 있어 이번 나비다드 바이러스에 전혀 피해를 입지 않았으나 만약을 대비, 인트라넷 게시판에 경고 메시지를 띄우는 등 나비다드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공지했다.

원자력연구소는 소내 컴퓨터에 나비다드 바이러스가 담긴 e메일이 100여건, 감염된 e메일을 열어 피해를 본 경우가 5건으로 파악됨에 따라 오전 10시부터 30분동안 소내 컴퓨터의 전원을 끈 채 바이러스 제거작업에 들어갔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1∼2건 정도의 바이러스 감염사례가 보고됐고 안철수연구소와의 업무협정에 따라 바이러스 치료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업그레이드되기 때문에 피해가 경미했다.

이밖에 한국과학재단·기계연구원·표준연구원·항공우주연구소 등도 이번 나비다드 바이러스에 대한 위험성을 소내 전산망을 통해 긴급공지하는 등 부산을 떨었다.

KAIST 정보통신팀 배구호 팀장은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실행파일만 정지시키기 때문에 복구에는 문제가 없다』며 『놀라운 속도로 확산되는 데 위험성이 있지 피해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 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