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IT업체 M&A 잇단 무산, 관련비용과 시장의 부정적 시각 부담

코스닥등록 정보기술(IT)업체의 인수합병(M&A)이 연이어 무산되고 있다.

관련업체들은 M&A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인 시각과 까다로운 절차, 막대한 관련비용 등을 M&A가 무산되는 주원인으로 지적했다.

15일 증시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성엔지니어링과 아펙스, 한글과컴퓨터와 하늘사랑의 M&A가 결렬된 데 이어 대양이엔씨와 진두네트워크의 합병도 이날 무산됐다. 이들 업체의 사례는 급변하는 IT환경에서 벤처기업의 성장 및 생존과 직결되는 M&A가 무산됐다는 점에서 벤처업계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대양이엔씨는 지난 10일 합병을 발표한 진두네트워크와의 합병이 무산됐다고 15일 밝혔다. 대양이엔씨 관계자는 『합병결의 이후 소액주주들이 반발하고 주가가 떨어지는 등 합병시너지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부정적이었다』며 『까다로운 합병절차도 양사 합병의 걸림돌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양사 합병발표 후 자본과 기술력이 결합해 시너지효과를 창출하는 미국식 M&A라며 양사의 합병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9월 2000억원대를 웃도는 매수청구권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아펙스와의 합병을 무산시켰다. 주성엔지니어링 황철주 사장은 당시 『코스닥시장의 폭락으로 매수청구권 부담이 커져 양사간 합병을 무산시킬 수밖에 없었다』며 『벤처기업간 M&A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M&A에 대한 세제감면 및 관련법규 간소화 등 별도의 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주성엔지니어링과 아펙스는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한글과컴퓨터는 지난달 하늘사랑과 합병을 추진했으나 양사의 절반 가량의 주주가 합병에 반대하고 나서면서 합병이 무산됐다. 한글과컴퓨터는 하늘사랑 인수를 통해 고객관계관리(CRM) 사업부인 예카를 활성화하려 했으나 매수청구권의 평가차익을 노린 주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증시전문가들은 『M&A 관련주들이 코스닥시장에서 테마를 형성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지만 코스닥시장 침체로 주가하락에 따른 자금부담과 두 회사간 이해관계가 달라 M&A가 지지부진하다』며 『투자에 앞서 M&A 가능성과 시너지효과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