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iz-디지털파워 세상을 바꾼다]73회-인터뷰; 서두칠 사장

서두칠 한국전기초자 사장(61)은 화요일과 금요일, 모든 임직원과 그 가족까지 만난다. 일일이 대면하는 게 아니다. 인터넷을 통해서다.

그는 홈페이지(http://www.suhdoochil.pe.kr)를 통해 최근의 경영 환경이나 평소 하고 싶던 말들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다. 임직원들이나 가족들은 이를 통해 회사 사정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어떤 건의사항이라도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다.

인터넷으로 최고경영자와 말단 직원이 정보카페에서 매주 두번씩 차를 마시는 셈이다. 『일일이 직원들을 부를 필요도 없고 무척 편리하네요.』

서 사장이 어떻게 보면 일급비밀에 가까운 내용들을 숨김없이 임직원들에게 공개하는 것은 신뢰감과 주인의식을 갖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예전에는 상사나 노동조합을 거쳐야만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뜻하지 않게 왜

곡될 수도 있고, 있는 그대로 믿지 않는 풍토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인터넷을 활용한 다음부터는 그런 일은 없어졌습니다.』

서두칠 사장은 정보사회의 핵심은 결국 정보 공유라고 본다.

『정보를 숨기는 상황에서 신뢰는 싹트지 않습니다. 우리 회사처럼 어려웠던 기업들은 조직원간 신뢰가 생명인데 그래서 정보를 모두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정보를 너무 공개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사내 안팎에서 있다. 얼마전에는 일부 직원들이 내부 정보를 갖고 주식을 투자해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내부자거래 혐의로 혼쭐난 적도 있다.

그래도 서두칠 사장은 앞으로도 경영정보를 끊임없이 직원들에게 알릴 생각이다.

『구미에선 회사 구분없는 모임이 많습니다. 그런데 다른 회사 사람들은 우리 직원들 보고 「왜 그렇게 사장하고 똑같은 소리를 하냐」라고 핀잔을 듣는다고 합니다. 극히 당연합니다. 제가 갖고 있는 정보나 직원들의 정보나 별차이 없으니까요.』

서 사장은 앞으로 인터넷을 통해 고객사와 협력업체와의 정보 공유도 더욱 활발히 할 생각이다.

『얼마전 어음결제를 폐지했는데 협력업체들이 인터넷으로 입금을 간단히 확인하니가 좋다고 합니다. 인터넷을 기업경영에 쓸모있게 하려는 방안을 모색중입니다.』

그의 열린 경영과 인터넷은 궁합이 딱 들어맞는다.

서 사장은 『열린 경영이 단순한 사정을 알리는 차원이 아니라 의식과 비전을 공유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성공한다』라면서 『그 힘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다』라고 말했다.

『우리더러 굴뚝기업이라고 하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웬만한 기업보다도 e비즈니스에 앞서 있다고 자신합니다. 구축한 정보시스템은 뒤져 있을지 몰라도 임직원의 정보 공유에 대한 적극성만큼은 우리를 따를 기업은 많지 않습니다. 그게 e비즈니스 법칙 아닙니까.』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