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영등위 게임영상부 박명권 부장

아케이드게임 심의 문제가 핫 이슈로 떠오르면서 영상물등급위원회(위원장 김수용)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심의를 완화해야 게임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는 업계의 견해도 타당성이 있지만 게임의 사행성, 폭력성에 대한 규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시민단체의 목소리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영등위 게임영상부 박명권 부장을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게임에 대한 등급판정의 일관성이 결여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현행 영등위 운영규정에서 정하고 있는 심의기준이 추상적이라는 데 수긍한다. 따라서 향후 개발자뿐만 아니라 일반 사람들도 등급판정에 동의할 수 있도록 누구나 예측가능한 심의기준을 만들겠다. 심의위원들도 구체적 심의기준에 따라 결정하면 이러한 문제는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사행성 게임에 대한 심의기준 완화 계획은.

▲게임산업이 국내 경기침체 및 경쟁력 약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영등위도 주지하고 있다. 따라서 현실여건을 고려해 심의기준을 점진적으로 완화하겠다. 우선 지난 주에 열린 세미나에서 올라온 각계의 의견을 수렴, 내년 초까지 구체적 심의기준을 마련하겠다. 특히 현재 전면 금지하고 있는 릴식, 띠식 게임에 대한 등급분류도 전향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사후관리 계획은.

▲심의를 완화해 개발여건을 개선하는 한편, 사후관리는 더욱 강화해 소비자단체들이 우려하는 청소년들의 사행성 게임에 대한 접근을 더욱 엄중히 단속하겠다. 현재 불법게임물에 대한 단속은 문화부가 민간단체와 협조해 진행하고 있으나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영등위에 사후관리위원회를 설치할 수 있게 돼 게임분야에 중점적인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필증 수수료를 영등위 경상비로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현재 수수료는 5만5000원이나 신청자들의 75% 가량이 1∼2매 단위의 소량으로 신청하기 때문에 필증 제작비용이 수수료와 맞먹는 수준이다. 따라서 비용을 감안할 경우 필증 1장당 900원 정도의 이익 밖에 발생하지 않아 실제로 영등위의 경상비로 사용될 만한 수준이 못된다. 또 출장심의 비용은 90만원인데 실제 영등위에서 지출하는 비용은 105만원 정도여서 도리어 손실이 발생하기도 한다.

-게임업계에 바라는 것은.

▲심의가 완화되면 개발업체들도 지나치게 성인용 게임개발에 치중하거나 심의기준을 교묘히 활용해 사행성 게임을 양산하는 등의 잘못된 관행은 자제해야 할 것이다. 게임산업이 균형있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아이디어의 제품들이 개발돼야 하나 국내 대부분의 개발사들이 아직도 슬롯머신을 모방한 단순 게임제작에 치중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개발업체들도 자성을 통해 게임성이 강하고 대형화된 게임개발에 노력해야 한다. 또 게임산업의 발전과 심의가 균형있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업계와 영등위, 그리고 시단체 간의 신뢰구축 노력도 더욱 진전돼야 할 것이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