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업자에 종속되지 않고 다양한 CP를 모아 여러 이통사업자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허브CP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떠오르면서 시장선점을 위한 물밑작업이 한창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픈타운·디지트메이트·아이하트 등 무선인터넷업체들은 이르면 이달말부터 콘텐츠업체를 한데 모아 이통사업자에 구애받지 않고 WML이나 HDML, mHTML 등 다양한 표준을 지원하는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같은 현상은 정부가 무선 콘텐츠 유료화를 유도하고 있고 이통사업자들도 본질적인 무선인터넷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CP가 특정 이통사업자로부터 종속될 것이 아니라 독자적인 비즈니스로 발전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허브CP는 SK텔레콤이 운영해온 「마스터CP」 개념을 확대한 것으로 수많은 무선콘텐츠 가운데 필요한 콘텐츠를 선별하고 이에 대한 품질이나 서비스 내용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마스터CP가 특정 이통사에 종속된 데 비해 허브CP는 다양한 콘텐츠를 5개 이동통신사업자에 자유롭게 공급한다는 게 기본 목적이다.
허브CP는 하부 CP가 공급한 콘텐츠를 각 이통사업자가 지원하는 표준에 맞추기 위해 표준간 자유로운 변환이 가능한 컨버터를 갖추고 있어야 하며 다양한 CP를 관리할 수 있는 인적자원과 콘텐츠 지식이 요구된다. 서비스 초기 단계에서는 이통사업자가 과금을 대행해 주고 수수료를 받는 형식이지만 향후 이동통신사업자와 별개로 독자적인 과금시스템까지 갖추고 완전한 독립형태를 띠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픈타운(대표 이양종)은 자사가 제공중인 무선게임 콘텐츠 외에 부적이나 캐릭터·만화 등 현재 확보한 10여개 콘텐츠를 확대해 이르면 이달말부터 5개 이동통신사업자와 연계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오픈타운은 이를 위해 애니빌로부터 무선콘텐츠 변환 솔루션을 도입하는 등 서비스 준비작업을 진행중이다.
디지트메이트(대표 한재민)는 이제까지 SK텔레콤 무선인터넷서비스 「엔탑」에서 「경제네트워크」 관련 콘텐츠를 취합 관리하던 서비스를 신세기통신으로 확대키로 하고 연내에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디지트메이트는 현재 경제네트워크에 서비스 중인 50∼60개 콘텐츠를 신세기통신 017에도 제공키로 했으며 향후 타 이통사와도 연결할 예정이다.
인포뱅크와 삼성물산, 일본 IIJ가 합작투자한 무선IDC 아이하트(대표 신중호)는 지앤지네트웍스 등과 제휴를 맺고 무선인터넷 인프라 제공사업을 시작한 데 이어 내년 1월경부터는 허브사이트를 구축하고 본격적인 허브CP 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이밖에 한일간 무선인터넷 교류의 가교역할을 해온 사이버드코리아도 다양한 콘텐츠를 갖추고 허브CP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