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株 산너머 산

세계 PC산업의 위기론이 쟁점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PC시장은 저가PC 대량 공급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신규수요의 감소로 당분간 저성장, 저수익구조가 지속될 전망이다.

대우증권은 세계 PC시장이 99년을 정점으로 2000년부터 성장률이 둔화되기 시작해 기기교체 수요가 발생하는 2002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인터넷붐과 윈도95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한 PC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든 것이 주요인인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주요 PC공급업체들의 2·4분기 대비 3·4분기 실적은 삼보컴퓨터만이 9265억원의 매출로 2.9% 성장에 그쳤을 뿐 현대멀티캡과 KDS는 각각 34.7%와 26.8% 감소했다.

순이익면에서는 삼보컴퓨터가 74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으며 현대멀티캡은 2·4분기 대비 97.3%가 감소한 1억원, KDS는 32.1%가 줄어든 37억원에 그쳤다. 또 2000년 연간 기준으로 각 업체들의 매출액은 평균 71.6% 증가하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5.0%와 14.3%로 소폭 증가하는데 그칠 전망이다.

이는 통상 3·4분기가 IT업종의 비수기인 탓이지만 앞으로 신규수요를 창출해낼 특별한 호재가 없다는 점에서 수요부진이 장기화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우증권은 따라서 저가PC를 주요 모델로한 물량위주의 영업으로 PC공급업체들의 수익성 감소가 가속화되고 포스트PC에 대한 뚜렷한 대안이 없어 당분간 PC업체들의 저성장, 저수익구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현대멀티캡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장기매수로, 삼보컴퓨터와 KDS의 경우는 장기매수에서 중립으로 각각 하향조정한다고 밝혔다.

<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