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도면 첨단 캠퍼스 아닙니까.』
숙명여대 도서관 로비에서 노트북컴퓨터로 리포트를 작성하던 언론정보학부 3학년 이하나(20)양은 자신있게 말했다.
『학교 주변 PC방과 교내 컴퓨터 실습실을 전전하는 다른 대학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낯설다』는 이양은 『숙명여대는 교내에서 인터넷과 컴퓨터 통신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는 지난 98년 국내 대학 최초로 교내 무선 근거리통신망(LAN)을 구축한 숙명여대가 노트북컴퓨터 150대를 구비해 학생들에게 무료로 대여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학생들은 하루 5시간, 한학기 100시간까지 노트북컴퓨터를 무료로 대여해 강의실과 컴퓨터 실습실은 물론 잔디밭에서 인터넷을 즐기고 수강신청도 하고 리포트도 쓴다.
노트북컴퓨터를 사용하다가 충전이 떨어지면 의자 아래 설치된 전원에 연결해 재충전시킬 수 있다.
도서관과 식당, 연못가 등 교내 곳곳에서 최첨단을 달리는 풍경을 숙명여대에서는 쉽게 찾을 수 있다.
『다른 대학 친구들이 무척 부러워한다』는 이양은 『입학하면서부터 교내에서 노트북컴퓨터를 사용해 다른 대학도 마찬가지인 줄 알았다』며 숙명여대의 무선 LAN 서비스를 자랑했다.
경제학부 2학년 박규리(19)양은 『노트북컴퓨터가 필요한 경우 주말에도 대여가 가능하다』며 『최근 늘고있는 팀 단위 과제모임에 활용도가 매우 높다』고 소개했다.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토론중에 필요한 내용을 즉시 검색하며 과제를 준비할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은 노트북컴퓨터를 대여하기 위해 줄을 잇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숙명여대 교육심리학과 2학년 박자영(19)양은 『노트북컴퓨터 대여증을 새로 발급받는 데 다소 번거롭고 장소에 따라 접속이 불안정한 경우가 있다』며 『이같은 문제가 해결되면 더이상 바랄 것이 없다』고 밝혔다.
현재 대학내 무선 LAN을 설치해 이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곳은 숙명여대를 제외하고는 거의 전무하다.
최근 이화여대를 비롯해 한양대와 경희대 등 몇몇 대학이 교내 일부지역에 한정, 무선 LAN 서비스를 시범운영중이지만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대학들의 홍보부족으로 인해 학생들 대부분이 교내 무선 LAN 서비스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이화여대를 제외하고는 노트북컴퓨터를 대여하는 대학이 없어 실질적인 활용방법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숙명여대 관계자는 『대학의 컴퓨터 실습실 등 고질적인 공간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실내외 수업에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무선 LAN 서비스를 실시하려는 대학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미 서울대를 비롯 몇몇 대학에서는 구체적인 서비스 계획을 수립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최근 몇몇 무선 LAN 서비스업체가 전국 주요 대학을 순회하며 설명회를 실시하는 등 교내 무선 LAN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져 멀지 않아 많은 대학에서 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선 LAN 서비스를 통해 작은 캠퍼스를 최첨단 캠퍼스로 변모시킨 숙명여대는 학교측의 적극적인 지원과 학생들의 폭넓은 활용이 조화를 이뤄 정보사회에 어울리는 새로운 캠퍼스 모델로 평가받기에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명예기자=양진원·숙명여대 europa8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