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시장이 급팽창하면서 선후발 온라인게임업체들간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3·4분기 주요 온라인게임업체들의 매출실적에 따르면 엔씨소프트가 전년동기 대비 992% 증가한 172억원을 기록했으며 넥슨은 141% 증가한 75억원, 액토즈소프트는 633% 증가한 22억원을 달성했다. 또 위즈게이트는 전년동기 대비 500% 증가한 18억원을 나타냈으며 태울은 200% 증가한 15억원, 제이씨엔터테인먼트는 13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등 업체평균 500% 정도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올해 온라인게임시장의 규모는 1200억원 가량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216억원에 비해 6배 이상 성장한 수치로 인터넷의 확산에 따른 게임이용인구의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엔씨소프트·넥슨·액토즈소프트·위즈게이트·태울·제이씨엔터테인먼트 등 선발업체들이 안정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이소프넷·이야기·아이소프트·이니엄·인터코리아앤모야·아담소프트 등 후발 온라인게임업체들의 공세가 드세지고 있다.
◇선발업체들의 수성전략
「리니지」 하나로 명실상부한 국내 게임 1위업체로 부상한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는 더욱 공격적인 전략으로 후발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릴 방침이다. 엔씨소프트는 이를 위해 최근 엔터테인먼트 포털사이트인 「웹라이프」를 오픈함으로써 인터넷종합엔터테인먼트기업으로 위치를 확고히 다져나가고 있다. 온라인게임사업부는 올해 1∼2편의 리니지 에피소드를 추가할 예정이며 내년 상반기 중 에피소드를 완료하고 여름께는 새로운 온라인게임을 발표해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넥슨(대표 이민교)은 엔씨소프트와 달리 플랫폼 및 타이틀 다양화, 적극적인 해외진출 등 3가지 기본전략 아래 사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먼저 온라인게임 외에 콘솔·아케이드·모바일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구현될 수 있는 게임들을 선보일 계획이며 내년 상반기에 「택티컬커맨더스」 「비트댄스」 「엔리멘탈사가」 등 3개의 게임을 유료화하고 내년안에 10∼17개 정도의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다. 또 미국·일본·싱가포르에 이어 내년에는 유럽에 현지법인을 설립, 글로벌한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기반을 다질 방침이다.
위즈게이트(대표 손승철)는 선발업체의 장점을 이용한 「브랜드 알리기」로 후발업체들의 시장잠식을 차단하기로 했다. 위즈게이트는 자사의 웹게임 및 온라인게임 사이트인 「엠게임」을 소비자들에게 깊이 인식시켜 이 사이트를 통한 다양하고 독특한 온라인광고 구현 및 서버임대 등으로 수익모델을 현실화하기로 했다.
태울(대표 조현태)은 기존 게임사들의 해외진출이 「선개발, 후진출」로 일관되는 상황에서 개발단계부터 해외 온라인게임업체들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철저히 현지화된 게임을 선보일 방침이다. 태울은 실제로 현재 온라인슈팅게임 「메크로드」의 경우 미국인 기획자가 제작을 총괄하고 있으며 그래픽의 경우 프랑스업체에 제작을 맡기는 등 글로벌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제이씨엔터테인먼트(대표 김양신)는 자사의 풍부한 개발 노하우를 살려 다양한 고객을 수용할 수 있는 게임을 개발, 후발업체들이 따라잡지 못하도록 할 계획이다. 기존의 온라인게임이 특정 이용자만을 만족시키는 게임이라면 제이씨는 새롭게 인터넷에 진입하는 보통의 인터넷사용자를 위한 폭력을 배제한 새로운 장르인 콘텐츠 중심의 「컬처게임」도 개발, 서비스할 예정이다.
◇후발업체들의 도전
지난달 온라인게임 「드래곤라자」를 유료화한 이소프넷(대표 민병기)은 풍부한 자금력과 든든한 배경을 바탕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최근 대만의 투자은행 CDIB로부터 유치한 70억원의 자금과 공동마케팅 제휴업체인 삼성전자의 든든한 배경을 등에 업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선발업체들을 따라잡는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이 회사는 현재 개발중인 「캠퍼스3D(가칭)」와 「키발리3D(가칭)」를 내년초에 시범서비스, 온라인게임업계에 3D열풍을 불러 일으킬 방침이다.
이에 비해 이야기(대표 김현모)는 먼저 해외에서 인정받고 그 여세를 몰아 국내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동경게임쇼에 온라인게임 「판타지포유」를 출시, 해외업체로부터 수많은 러브콜을 받은 이야기는 이에 자신감을 얻고 프랑스·대만·싱가포르·홍콩에 이 게임을 서비스할 계획이다. 이야기는 내년에도 동경게임쇼와 E3쇼에 자사의 온라인게임을 출품, 해외시장 개척을 꾀하기로 했다.
온라인게임시장 참여를 선언한 아이소프트(대표 이철호)의 경우 기존 온라인게임보다 한차원 높은 게임으로 선발업체들을 추격할 예정이다. 아이소프트는 내년 1월께 실시간 3D 온라인게임인 「아타나시아」를 시범서비스하고 약 3개월간의 시범서비스기간을 거쳐 유료화할 예정이다. 아이소프트는 「아타나시아」가 기존 RPG장르의 2D게임과 차별화된 특성을 갖고 있어 시장진입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대대적인 공세를 펼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온라인게임부문은 분사를 통해 온라인게임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사업방향을 정했다.
이니엄(대표 최요철)의 경우 저가전략으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는 현재 시범서비스중인 온라인게임 「스톤에이지」가 회원 23만명, 동시사용자 2만명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점을 감안, 이 여세를 몰아 다음달부터 유료화를 감행할 방침이다. 이니엄은 일반 정액 사용자의 경우 한달에 9900원, PC방은 1개 IP당 3만원에 게임을 공급할 예정인데 이는 국내 온라인게임 가운데 가장 싼 요금이어서 시장에 파란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아담소프트·인터코리아앤모야 등도 엔씨소프트와 넥슨 등이 과점하는 온라인게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내용뿐만 아니라 제품의 고급화가 불가피하다는 판단 아래 다양한 개발전략 및 마케팅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누가 승자가 될까
우선 선발업체들의 수성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사이디어의 유현수 사장은 『온라인게임은 특성상 다른 게임에 비해 선점효과가 오래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며 『이에 따라 이미 많은 사용자들을 확보하며 기반을 다진 선발 온라인게임의 우세가 지속될 것으로 점쳐진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존 온라인게임에 식상한 이용자들을 파고들 경우 후발업체들의 추월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
게임브리지의 유형오 사장은 『실패한 후발업체들의 게임을 보면 대부분 기존 인기게임의 아류작인 경우가 많았다』며 『새로운 소재와 장르의 게임으로 승부한다면 후발업체들도 골리앗을 꺾는 다윗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