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중) 시장 전망

최근 프랑스 TV에는 닷컴 기업의 광고가 홍수를 이루고 있다. 올해 상반기 동안 프랑스 인터넷 업체가 광고에 투자한 비용은 30억 프랑(4500억원)이 넘는다. TV광고의 효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닷컴 기업의 광고를 통한 마케팅 전쟁은 더욱 달아 오를 전망이다. 전통적인 제조업체 역시 정보기술과 e비즈니스를 통한 생산성 향상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노르웨이·덴마크·스웨덴 등 북부 유럽에서 시작된 인터넷 불씨가 점차 EU 전역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미 미국은 유럽 인터넷 시장의 잠재력을 보고 대대적인 「유럽 상륙 작전」에 나섰다. 시동 걸린 유럽의 인터넷 혁명은 이미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EU인터넷 시장 패권 경쟁 =「루이뷔통」 상표로 유명한 프랑스 아르노 그룹은 지난해 3300억원에 달하는 인터넷 투자 기금인 유럽@웹을 조성했다. 이어 올해 ISP업체인 리버티서프, 경매 사이트인 오크랜드, 검색업체인 노마드사를 잇따라 설립하고 인터넷 왕국 건설에 나서고 있다. 유럽 3대 종합 미디어그룹인 프랑스 비방디도 지난해 인터넷 분야 투자를 위해 지난해 1300억원을 마련했다. 이 회사가 영국 보다폰사와 공동으로 만든 포털서비스인 「맵」은 이미 유럽 간판 웹사이트로 등극했다. 700만명의 가입자를 가진 독일 최대의 인터넷 서비스업체인 도이치 텔레콤의 T온라인도 메가 인터넷 쇼핑몰를 오픈하고 전자상거래 시장 패권을 노리고 있다. 스페인 통신업체인 텔레포니카 테라네트웍은 스페인 현지의 여세를 몰아 라틴 아메리카로 진출을 모색 중이다. 스웨덴 렛츠바이잇컴도 네티즌의 집단 구매력을 바탕으로 제조업체와 가격 인하 협상을 벌이는 온라인 쇼핑서비스가 인기를 끌자 이를 독일과 영국에도 선 보인다는 전략이다.

◇정부의 인터넷 드라이브 정책= 여기에 그동안 인터넷 산업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던 유럽 각 나라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 유럽 인터넷 시장 활성화에 불을 지피고 있다. 프랑스는 7만1800개 초중고고에 평균 10대 이상의 컴퓨터와 서버를 설치, 학내 정보망을 고도화하기로 했다. 이에 발맞춰 프랑스텔레콤은 오는 2002년까지 250개 도시에 초고속망을 깔아 인구의 70%이상이 인터넷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EU집행위원회도 지난해 12월 유럽의 가정· 학교· 기업· 관공서 등 사회 인프라 조직을 온라인으로 묶는 「E-유럽 계획」을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초고속 인터넷망 구축, 스마트카드 보급, 벤처 자본 육성, 장애인과 의료 분야 정보화 설비 확충, 물류와 행정 온라인화 등 10개 세부적인 정책 분야가 포함돼 있다.

◇장밋빛 시장 전망 =EU는 이 같은 계획이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유럽 인터넷 시장은 연평균 90% 정도 성장해 2004년경 1조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또 인터넷 사용 인구도 지금의 세 배인 1억5000만명에 이르고 전자상거래 규모 역시 내년 640억 달러로 유럽 전체 거래량의 1%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 봤다. 특히 유럽 전체 가구의 70%이상이 초고속 인터넷을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을 갖게 되는 등 장밋빛 e유럽 제국 건설을 확신하고 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