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기업 MRO 사이트 쾌조

대기업이 연합해 추진하고 있는 기업소모성자재(MRO)분야 e마켓플레이스들의 서비스가 당초 계획보다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단일 기업에서 출발한 MRO 사이트의 거래는 꾸준히 늘어나 대조를 보이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매사이트인 옥션과 예쓰월드를 비롯해 기업대개인간상거래(B2C EC) 분야로 사업을 확대한 한솔CSN, LG유통의 MRO B2B 사이트가 당초 기대보다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경매사업자인 옥션(대표 이금룡·오혁)이 올 6월부터 운영하고 있는 B2B옥션(http://www.b2bauction.co.kr)은 매월 60∼70억원 규모의 거래가 꾸준히 일어나고 있다. 구매사 320여개, 공급사 950여개가 등록해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B2B옥션 사이트는 특히 체신청을 비롯해 아시아나항공, 대학 등 공기업의 참여가 높다.

역경매사이트인 예쓰월드(대표 김동필 http://www.yess.co.kr)의 경우 B2B에서 일어나는 거래규모가 전체의 70%에 이른다. 4월부터 지금까지 B2B 거래규모는 약 174억9500만원 정도. 웅진닷컴·LG텔레콤·서강대영상대학원 등이 PC관련 제품을 대량 구매하고 있으며 온미디어가 디지털 가전제품을 구매하고 있다. 예쓰월드는 올 11월 손익분기점(BEP)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4월 서비스를 시작한 한솔CSN(대표 김홍식)의 비투비클럽(http://www.btobclub.com)도 최근 5개월여간 거래 규모가 82억원 정도로 집계됐다. 등록기업 1만2000개 회원사 중 34개 기업이 전산소모품이나 문구류 등을 집중 구매하고 있다. LG유통(대표 강말길)의 ORM사이트(http://www.lgmart.co.kr)도 올 매출이 12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거래실적에 대해 당사자들은 모두 만족스럽다는 분위기다. LG유통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자들 모두 올 상반기 중 서비스를 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면 출발이 좋다는 것이다. 이처럼 사업자들의 기대이상으로 영업이 호조를 보이는 이유는 컨소시엄으로 추진되고 있는 대형 MRO 사이트가 아직까지 가동되지 않고 있어 온라인 거래를 하고자 하는 기업이 이들 사이트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티웹코리아·엔투비·코리아e플랫폼 등은 모두 11월경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밝혔으나 대부분 내년 1분기까지 미뤄질 형편이다. 여기에 B2C로 시작했지만 온라인 거래에 대한 신뢰도가 쌓이는 동시에 거래실적이 꾸준히 늘어난다는 점도 기업이 이들 사이트를 이용하는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연간 거래규모가 수천억원에 이른다고 자랑하지만 실제거래가 일어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특히 투자비나 거래 수수료를 고려해 보면 수익성이 단일 사이트보다 월등히 좋다고 보장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옥션의 한 관계자는 최근 정통부 산하 100여개 체신청이 자사 회원으로 등록한 것을 들어 『공공기관이나 대기업 중에는 오히려 거래에 따른 특혜시비가 일어날 것을 우려해 벤처기업을 선호하기도 한다』며 『대기업이라고 해서 모두 대형 사이트로 몰릴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