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슨트의 구조조정은 아이러니컬하게도 한국시장에서는 한국루슨트테크놀로지스의 입지를 더욱 다지는 결과를 낳게 될 것입니다. 내년쯤이면 크게 달라진 「뉴 한국루슨트」의 모습을 기대하십시오.』
4년간 한국루슨트테크놀로지스를 이끌어온 데이비드 앨런 회장에 이어 양춘경 사장이 CEO로 최근 임명됐다. 양춘경 사장은 어쩌면 가장 어려운 시기에 한국루슨트를 맡게 됐다는 외부의 우려와는 달리 의외로 활기찬 모습이었다.
양 사장은 『루슨트의 구조조정은 반도체·기업용 통신제품 등을 분사나 매각형태로 떼어내는 대신 이동통신과 인터넷 인프라분야 등 본래 강했던 통신사업자 대상의 사업에 집중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세일즈·기술분야로 나눠졌던 부서 조직을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합치는 등 좀더 고객지향의 조직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루슨트의 구조조정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외부에서 한국루슨트에서도 인력감축이나 투자축소가 이뤄질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으나 이동통신이나 인터넷 등 루슨트가 집중하는 분야는 한국이 선두국가』라며 『이번 구조조정이 한국에 더욱 투자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양 사장은 업계의 바람과 마찬가지로 한국벨랩에 대해서도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한국벨랩은 예정대로 내년 1월부터 정식으로 운영된다』며 『우리는 벨랩이 국내 업체들과 진정한 파트너십을 공유하는 연결고리로 자리잡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양 사장은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루슨트가 기본 플랫폼을 제공하고 많은 파트너들이 개방된 기본 플랫폼 위에 다양한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를 개발해 협력해 나가는 개방형 네트워크』라며 『내년 벨랩 설립을 계기로 국내업체들과 많은 협력사업을 진행하는 한편 협력회사들이 해외진출을 하는 데도 루슨트가 일조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국루슨트테크놀로지스의 내년 최대 관심사는 역시 국내 IMT2000 장비권 수주다. 이와 관련, 양 사장은 『한국루슨트는 국내 통신서비스업체에 통신장비를 공급한 유일한 업체』라며 『그만큼 다른 경쟁사에 비해 한국 이동통신 특성이나 상황에 익숙하다는 점은 적지 않은 자산』이라고 자신감을 표명했다.
양춘경 사장의 포부는 적지 않아 보인다. 그는 『한국벨랩은 한국이 단지 판매기지가 아니라 더 나아가 개발·연구 분야의 아시아 허브로 성장하는 데 기반이 될 것』이라며 『또 한국루슨트도 단지 장비 공급에 그치지 않고 국내 통신사업자나 장비업체들이 세계적인 업체로 성장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
고 있다』고 밝혔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