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외형은 성장세, 내실은 「아직」

정보통신부가 21일 발표한 「전국SW산업기반조사」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99년말 현재 전국 4006개사에 대한 SW업체 실상이 총망라돼 있어 관련산업 정책수립에 중요한 자료가 될 전망이다.

조사 내용면에서도 일반·재무현황, 기술인력, 기술수요, 창업보육시설수, SW입주업체 현황, 창투사 투자규모 등도 담겨 있어 비교적 알찬 편이다.

◇ SW업체 일반현황 =99년 현재 SW업체수는 4006개. 지난 97년 1944개, 98년 2654개에서 매년 36% 이상 크게 증가했다. 관련 종사자도 97년 5만4849명에서 늘어나 8만959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눈에 띄는 점은 SW사업 매출액과 수출액이다. 전체 매출액은 벤처붐이 본격적으로 일기 시작한 97년부터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이같은 매출액 증가는 업체수가 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경우 평가가 크게 달라진다. 97년 1944개 업체의 연평균 매출액은 26억3000만원. 그러나 99년 업체당 연평균 매출액은 21억9000만원으로 5억원 남짓 줄었다.

SW업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지만 업체당 채산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수출도 마찬가지다. 97년 업체당 연평균 수출액은 2114만원인데 비해 99년에는 이보다 줄어든 1982만원에 머물렀다. 그나마 수출이 대기업, 중견 벤처기업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SW업체들은 수출보다는 내수판매, 용역위주의 사업을 통해 매출을 올리고 있음이 입증됐다.

지역별 편중현상도 심각한 편이다.

전체 4006개사중 2694개 업체가 서울에 몰려 있으며 부산 292개, 경기 228개, 대전 212개 업체 등이 대도시에 집중돼 있다. SW업체의 수도권, 대도시 편중현상은 기술이전 및 마케팅이 수월하며 각종 정보교류가 원활히 이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종업원 규모도 11인 이상 20인 미만이 1114개 업체, 6인 이상 10인 미만 업체가 868개, 1인 이상 5인 미만인 업체가 715개로 전체 66%의 업체중 20인 미만의 소규모 업체가 대부분이다.

업종의 집중현상도 주목할 만하다. 국내 SW업체들은 기업개발용, 콘텐츠 개발, 통신용, 일괄시스템 통합, 수탁개발 등에 집중돼 있다. 이들 업체는 한개의 특정분야에 치중하기보다는 여러가지 SW개발을 병행, SW산업의 경쟁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 SW기술인력 현황 =SW기술인력은 아직까지 저급한 편. 박사, 석사 6년, 학사 9년, 전문대 12년 이상, 고졸 15년 이상 등 고급인력이 21.1%인 1만1980명에 불과했다. 반면 석사, 학사, 전문대 학위를 이제 갓 마친 초급인력은 43.5%인 2만4711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대부분의 인력은 프로그래밍 업무(42.2%), 분석설계업무(16.1%), 프로젝트 매니저(14.7%) 등의 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들이 요구하는 기술인력은 2000말에 99년 대비 1만3631명이 증가한 7만426명, 2001년에는 9만2962명의 기술인력. 이같은 인력 충원을 위해 SW관련 대학의 전문인력 육성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 SW업체 기술교육 =해당 SW업체들은 분석설계, 언어, 네트워크, 전자상거래, 멀티미디어, 정보보호 등의 분야에 대한 기술교육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필요 기술교육 분야로는 분석설계(1109명), 컴퓨터 언어(878명), 네트워크(751명), 전자상거래(369명), 멀티미디어(216명)부문 등이다.

기술인력 재교육 방법으로는 위탁교육을 요구하는 경우가 53.9%로 가장 높았고 뒤를 이어 사내 별도 교육(21.0%), 기술연수(10.1%) 등도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술인력 재교육시간은 3주에서 4주 이내가 33.6%, 5주에서 3개월 이내가 28.1%로 한달 이상의 재교육을 원하는 업체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SW업체들은 98년 433억원, 99년 997억원을 투자했으며 2000년에는 총 5875억원을 SW부문 연구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