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에는 한 해를 정리하는 시기답게 다른 달에 비해 전자정보통신 전시회가 많지 않다. 11월의 컴덱스쇼 같은 대형 행사는 물론이고 정보기술(IT)의 메카인 미국에서 열리는 전시회도 별로 없다.
그래도 눈여겨 볼 만한 행사는 있다. 유망 IT지역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인도나 러시아 등지에서 열리는 전시회와 프로그래밍이나 로봇과 관련된 전문 전시회는 색다른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관심을 끈다.
동유럽 지역의 IT산업 동향을 알고 싶으면 러시아에서 열리는 「페름컴퓨터전」과 「칼리닌그라드전자전」이 절호의 기회다. 러시아가 동유럽 최대 IT시장이고 최대 공급기지인 동시에 기초기술이 탄탄해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4일부터 닷새간 열리는 페름컴퓨터전은 컴퓨터 전문 전시회로 러시아 업체들의 기술 수준을 볼 수 있다. 5∼8일 칼리닌그라드전자전은 전자·전기 관련으로 동
유럽 시장의 흐름을 접할 수 있다.
인도의 「뉴델리 방송전」과 「뉴델리 통신전」은 8∼10일 같은 기간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행사로 10억명 이상이 사는 인도 시장의 특성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전문 행사로는 6일부터 8일까지 일본 지바의 마쿠하리 국제전시장에서 열리는 반도체 전시회 「세미컨 재팬(SEMICON JAPAN)」이 있다.매년 12월경 개최되는 세미컨 재팬은 전세계에서 1500개 이상의 업체가 참가하고 10만명 이상의 관람객을 끌어모으는 대중성이 강한 대형 행사다. 이 전시회에서는 다음 해의 반도체 관련 기술 및 제품 동향은 물론 제조장비의 흐름도 알 수 있다.
프랑스에서는 격년으로 열리는 「파리 전기 및 자동화 설비전」이 11∼15일 열린다. 자동화와 로봇에 대한 관심이 고조, 이 행사도 해를 거듭하면서 규모가 커지고 있다. 98년 행사에는 2480개사가 참가했고 12만명 정도가 참관했다.
4일부터 나흘간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관련 행사 「뉴욕 JAVA전」도 관심을 끈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초청을 받은 업체만 참가할 수 있는 전시회로 참가비가 다소 비싸다는 게 흠이다.
이탈리아 바리에서 6∼10일 개최되는 서적·출판물 전시회 「바리서적전」는 최근 급부상하는 전자책(e북) 동향을 접할 수 있는 행사다. 이밖에 중국의 기계 및 전기·전력 산업을 엿볼 수 있는 「국제 전력기술 및 설비전」과 「SCMT2000」도 12월에 개최된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