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다공성 실리카 신물질 세계최초로 합성 성공

차세대 반도체 재료로 유력시되고 있는 탄소나노튜브 등을 원하는 형상으로 만들 수 있는 다공성 실리카 신물질 결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처음으로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원장 최덕인) 화학과 유룡 교수팀은 일본 동북대학의 데라샤키 교수 연구진과 미국 UC샌타바버라의 스터키 교수 연구진과 공동으로 전자회절기법을 이용해 세계 처음으로 실리카 분자내부에 공간을 갖고 있는 메조(mesoporous) 다공성 실리카 물질을 결정 형태로 합성하는 데 성공, 영국에서 발행되는 유력 과학잡지인 네이처지 23일자에 이를 발표했다.

유 교수팀은 일반적으로 원자배열이 규칙적이어야만 결정으로 간주된다는 이론을 뒤집어 원자배열이 불규칙한 상태에서도 실리카는 단결정으로 성장된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메조 다공성 실리카 물질을 결정 형태로 합성, 그 결정구조를 완벽하게 영상화하는 데 성공했다.

유 교수팀은 일반 실리카 결정을 비누 등에 활용되는 섭씨 영하 5도의 계면활성제에서 신물질을 합성해냈다.

유 교수팀은 메조 다공성 실리카를 이용해 4나노미터(40억분의 1미터)급의 탄소나노튜브다발과 촉매용 백금선 등을 소개했다.

특히 이번 합성물질은 합성조건에 따라 터널의 직경을 일정하게 조절할 수 있는데 나노터널은 탄소나 금속 및 반도체 물질 등을 일정한 두께로 형성시킬 수 있는 거푸집 또는 합성틀로 사용할 수 있어 현재보다 기억용량이 수천배 이상 되고 연산속도가 10만배 이상 빠른 컴퓨터 칩과 초미세소자를 제조하는 기초 신소재 개발에 초석이 될 전망이다.

메조 다공성 실리카 물질이란 유리나 모래의 주성분인 산화규소(SiO₂)로 벌집이나 스펀지와 유사한 구조물을 형성한 후 이것을 100만분의 1 정도로 축소시킨 형태의 나노구조 물질을 통칭하는 것으로, 이러한 물질은 구조 내부가 무수히 많은 미세 세공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새로운 촉매와 흡착제 및 분리제제 등으로 활용될 수 있고 향후 차세대 나노반도체 물질을 개발하는 데 근간이 되는 신소재로 최근 주요 선진국들의 집중적인 연구대상이 돼왔다.

네이처지는 이와 관련, 유 교수의 연구결과를 23일자 표지기사로 내보내는 등 매우 비중있는 연구결과로 소개했으며 또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를 비롯, 국제적으로 저명한 학술지에서도 잇따라 이 연구논문을 소개하고 있다.

유 교수는 『메조 다공성 실리카 물질의 단결정 구조를 완벽하게 규명함에 따라 앞으로 이러한 물질을 이용한 신촉매 물질의 합성과 첨단 나노반도체 재료의 설계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