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부 소속 출연연들이 예산부족으로 월급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는 등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22일 출연연에 따르면 원자력연구소와 원자력안전기술원, 한국과학기술원(KAIST), 과학재단, 한국과학기술평가원(KISTEP) 등 과기부 산하 출연연 대부분이 올초 기획예산처로부터 경영혁신 추진을 조건으로 운영비의 20% 가량을 삭감당해 직원 월급 지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올해 기획예산처가 학자금 보조나 호봉승급분 유보, 승진 동결, 임금 인상분 반환 등 출연연이 경영혁신을 추진하지 않을 경우 20%의 예산을 삭감할 방침이어서 해당 연구소들이 적게는 11%에서 많게는 20%까지 예산부족이 예상된다.
원자력연구소의 경우는 통상 급여지급일 전날 급여가 통장에 입금됐으나 이달에는 월급날인 21일 오후 4시가 넘어서야 급여가 지급됐다.
원자력연은 임금으로 월 50억원이 지출되나 이달에는 60% 정도 부족해 퇴직 충당금에서 임시로 30억여원을 전용하는 연구소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원자력안전기술원은 이달 월급은 지급했으나 다음달 인건비를 충당하기에는 10억여원이 모자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안전기술원은 다음달에는 원자력연구소처럼 직원들의 급여를 주기 위해 다른 예산을 전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과학재단과 KISTEP의 경우는 올해까지는 여름에 에어컨 가동을 줄여 전기료를 절약하고 기금과실사업 집행시 관리비를 줄이는 등 경상운영비의 알뜰한 집행으로 대처할 수 있으나 내년부터는 빠듯하거나 이마저도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출연연 관계자는 『12월이 되면 과기부산하 연구소 대부분에서 체불이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정부의 경영혁신을 시행하거나 안해도 20%의 임금이 줄어드는 것은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과기부 관계자는 『올 예산편성상 집행내역은 이미 정해져 있어 추가지출은 불가능한 상태』라며 『정부가 인건비의 100%를 보조하는 것이 아니고 일부를 보조하고 나머지는 출연연 자체수익으로 조달하기 때문에 연구소가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