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서버 시장이 IMF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예상보다 일찍 기업들이 정보기술(IT)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내년도 IT 기상도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중대형서버는 특히 기업 정보시스템의 중추역할을 해내는 기간계 시스템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이 분야 투자 감소는 곧 기업의 시설투자 감소와 이로 인한 경기하강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50%가 넘는 중대형서버 시장 성장세는 IMF 이후 국내경기 활황세를 본격적으로 예고하는 바로미터로 사용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이유로 대우·현대 등 대기업이 잇따라 어려움을 겪게 되고 은행·공기업 등 구조조정 불안으로 인한 경기의 불확실성과 원화절상 등 외적인 요인으로 인해 각 기업들이 전산투자를 대폭적으로 줄인 데 따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특히 벤처붐으로 대폭적인 특수를 누려온 닷컴기업들의 성장세가 한풀 꺾인 것도 이같은 하락세를 부추진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IMF 이후 기업들이 전산투자를 줄인 후 경기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단기간내 많은 투자를 감행한 것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이번의 감소세는 상당히 의외라는 반응이다. 실제로 한국IBM·한국HP·컴팩코리아·한국썬·한국후지쯔 등 대부분의 IT기업들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올해 IT시장의 경기를 낙관했다. 일부기업은 내년초까지는 현재의 상승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내년도 확대기반의 영업전략을 수립했으나 이의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컴팩코리아의 관계자는 『이번 발표는 단순히 매출만을 근거로 했으며 오히려 수량은 10% 증가한 것으로 발표한 것을 감안하면 IT시장 하강을 예단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내년까지는 매출증가가 기정사실화될 만큼 IT기업의 기대가 높아 예상외로 경기불황에 대한 기업의 우려가 큰 것 같다』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