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환율이 급격히 상승세를 보이면서 국내 증시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연일 최고치 갱신행진이 이어지면서 22일 2원 오른 1169.5원으로 또다시 최고치를 갱신했다. 투자자들은 외국인들의 「셀 코리아」바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며 지루한 개별장세를 보이고 있는 증시에서 수출비중이 높은 기업들이 수혜 예상종목군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교보증권 김정표 애널리스트는 『환율상승은 외국인들의 매도세로 이어져 증시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번 환율상승은 외국인들이 이미 주식평가손을 보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환차손까지 감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단기충격은 우려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이 확보될 것으로 보여 호재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상승원인 =최근 환율상승으로 증시의 화두가 미 증시의 안정화와 구조조정에서 환율로 옮겨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번 환율상승은 대만 달러가치 폭락을 포함한 동남아 통화불안에 따른 경계심리에다 정유사 등의 달러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 등 국내 경제 펀더멘탈한 측면보다는 심리·수급적인 요인에 의한 것으로 기술적인 반등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이에 따라 환율은 1105원대에서 바닥을 다진후 1130원∼1140원대의 박스권을 돌파했기 때문에 당분간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증권가에선 내다봤다.
◇외국인동향 = 그동안 외국인의 매매패턴을 보면 환율 하락기에는 매수 우세, 상승기에는 매도가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 환율상승에는 외국인들이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올 들어 현재까지 외국인들의 순매수 규모는 11조원에 이르고 있는데 대부분 달러당 1130원대 이하에서 매수했다. 현 시점에서 외국인들이 현물시장에서 매도를 취하고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매수할 경우 그동안 증시침체에 따른 주식평가손 외에 환차손까지 감수해야만 하는 이중고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
증권가에선 외국인들이 현물시장에서 무리한 매도비중을 늘리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혜종목 =대신증권은 22일 코스닥 569개 종목 가운데 전체 매출 중 수출비중이 95% 이상으로 환율상승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15개 종목의 주가추이를 분석한 결과 지난 17일부터 평균 10% 가까이 상승했다고 밝혔다. 대신증권이 환율상승 수혜주로 선정한 종목 중 IT기업은 한신코퍼레이션, 코코엔터프라이즈, 휴맥스, 엠케이전자, 태산엘시디 등이다.
동원경제연구소는 환율상승은 반도체와 가전 업종은 수출비중이 높아 경영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반면 전력업종에는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삼성전자의 시장지배력이 높고 판매단가가 달러 기준으로 결정돼 환율상승폭만큼 매출이 증가하는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전망했다. 통신장비는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전력업종은 연료비부담이 증가하고 외화부채가 늘어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교보증권도 수출비중이 높은 기업 중 부채비율 200% 미만과 올해 말 추정 주당순이익(EPS)이 10매 미만인 기업을 수혜종목으로 선정했다. 이에 해당되는 종목은 한국전기초자와 한국고덴시, 대동전자, 삼화전자, 청호전자통신, 광전자, 경인전자, 삼성SDI, 삼화전기, 삼성전기, 다함이텍, 대덕전자 등이다.
<양봉영기자 by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