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 R&D 시스템」과기계 도입 붐

과학기술계에 4세대 연구개발(R&D)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출연연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과 민간 대표연구기관인 삼성종합기술원이 각각 내년도 R&D시스템으로 4세대 R&D시스템을 적극 도입할 계획으로 있어 출연연 및 민간기업연구소는 물론 대학에도 급격히 확산될 전망이다.

4세대 R&D시스템은 미국 미시간대학 밀러 교수가 제안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기술경영시스템. 최근의 사업은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첨단 분야가 대부분으로 이러한 사업을 성장·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기술경영에 있어 개선의 차원이 아닌 가치혁신이 요구된다는 이론이다. 특히 기술경영의 리더들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현재 기술경영에서 통용되는 3세대 R&D의 방법론으로는 가치혁신이라는 과제를 수행할 수 없다는 것이다.

3세대 R&D는 기술포트폴리오(portfolio)나 로드맵(roadmap) 등의 방법론을 사용해 기술경영의 효율을 향상시켜 왔으나 그 결과는 몇 % 또는 몇십%의 개선에 불과하다는 것. 따라서 가치혁신을 위해서는 이에 맞는 조직체제나 경영이념은 물론 새로운 연구방법론이 필요하며 이를 체계화한 것이 이른바 4세대 R&D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기술개발에 있어 연구실과 생산현장·판매현장이 따로 없다는 것으로 연구개발자가 생산·판매 등을 염두에 두어 비즈니스 마인드를 갖고 개발에 착수해야 성공률이 높다는 이론이다.

4세대 R&D의 핵심내용은 크게 나눠서 2가지. 첫째는 기존 제품의 개념을 뛰어넘는 새로운 개념의 제품을 지칭하는 도미넌트 디자인(dominant design)으로 성공적인 혁신기업들은 이러한 도미넌트 디자인을 갖고 있는 공통점이 있다는 주장이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일본의 소니인데 이 기업은 워크맨·캠코더·플레이스테이션·아이보와 같은 새로운 개념의 제품 소개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성공한 기업이라고 밀러 교수는 밝혔다.

다른 하나는 도미넌트 디자인을 창출하기 위한 기반으로 아키텍처와 캐이퍼빌리티(architecture & capability). 한마디로 가치혁신을 위한 구조적 기반 구축과 조직역량을 제고하는 일종의 기술경영전략으로 기존의 응용제품 개발위주의 응용연구실에 새로운 도미넌트 디자인을 창출하기 위한 혁신연구실이 필요하는 주장이다. 소니 중앙연구소내에 CRL이라는 별도의 연구실을 운영하는 것이 좋은 예로 CRL에서는 아이보와 같은 혁신적인 신개념의 제품, 즉 도미넌트 디자인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여기에다 현재 기술총괄인 CTO의 역할을 CIO(Chief Innovation Officer)로의 발전은 물론 CKO(Chief Knowledge Officer)로 통합·발전돼야 한다는 것이다.

밀러 교수는 이 같은 4세대 R&D 개념을 도입해 가치혁신을 이룩한 성공적인 기업들로 일본의 소니 외에도 인터넷 라우터로 유명한 시스코, 세계 CPU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인텔, 세계적 통신회사인 AT&T, 세계 1위의 자동차 회사인 GM 등을 꼽았다.

밀러 교수는 『4세대 R&D 도입의 효과로 벤처자금을 이용, R&D 자원을 5배로 올리고 기존 시장보다 4배 규모인 신시장을 창출할 수 있으며 R&D의 성공률을 10배로 끌어올릴 수 있는 등 총 200배의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창훈기자 ch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