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떠오르는 스타 「GJ」

음악에 디스크자키(DJ), 공중파방송에 비디오자키(VJ)가 있다면 게임에는 게임자키(GJ)가 있다.

신세대를 중심으로 게임이 음악과 방송에 머금가는 인기 콘텐츠로 부상하면서 게임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게임자키들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케이블방송과 인터넷방송은 물론 공중파 방송사들이 각종 게임대회의 경기실황을 앞다투어 방송함에 따라 현장에서 경기를 중계하는 게임자키들이 상종가를 치고 있다.

최근 게임전문 방송국의 개국붐과 함께 각종 프로그램에서 활동하고 있는 게임자키는 줄잡아 20여명에 이른다. 전문 아나운서를 비롯한 방송진행자들이 주류를 이루며 인기 게이머에서 전업을 한 사람도 많다. 최근에 게임전문 케이블채널이 신인 게임자키를 뽑는 선발대회를 벌인 결과 미모와 게임실력을 갖춘 후보들이 수천명 이상 몰릴 정도로 유망 직종으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전문직종인 이상 누구나 쉽게 게임자키가 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성공하기는 더욱 쉽지 않다. 당연히 게임과 방송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있어야 함은 물론이고 방송진행자로서 상당한 외모를 갖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방송가에서 원조 게임자키로 통하는 최은지는 게임자키로서 게임과 방송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함께 빼어난 외모를 갖추고 있는 이 분야의 최고 스타다. 99년 11월 국내 최초로 게임을 방송에 도입한 인천방송의 「열전게임챔프」 초대 MC로 데뷔한 최은지는 166㎝의 늘씬한 키에 살포시 들어가는 보조개가 매력적이다. 게임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세련된 말솜씨로 시원스러운 방송을 연출하고 있다. 특히 매일 귀가하기 전 PC방에 들러 새로 나온 게임을 연습하는 그녀는 스타크래프트, 피파에서부터 디아블로2, 레드얼럿2, 킹덤언더파이어 등 최신 게임에 이르기까지 모두 통달할 정도의 게임전문가다.

최근에는 게임전문 케이블방송인 온게임넷의 「여성스타리그」, 인터넷방송 크레지오의 「스타 명인 전략」, 게임큐의 「제2회 KGL리그」 등에 출연하고 있는 그녀는 자타가 공인하는 게임자키의 스타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PKO 세컨드 스테이지에서 스타크 여성 전사로 출전하고 있는 이지혜(22)는 게이머에서 게임자키로 변신해 성공한 케이스. YTN, 인천방송의 게임자키로 활동하고 있는 그녀는 특히 프로게이머의 경험을 살려 현장감이 살아있는 멘트로 팬들을 즐겁게 하고 있으며 자신이 프로그램 원고를 직접 쓰기까지 해 방송 관계자들의 스카우트 선호대상 1호로 꼽힌다.

이들에게 도전하는 신세대 게임자키 고예진(16)은 아리랑TV의 「엔터게임」에서 모든 멘트를 영어로 소화할 정도로 국제적인 감각을 지녔다. 수천명이 참가한 공개 오디션을 뚫고 당당히 합격한 그녀는 신세대다운 재치와 거침없는 말솜씨도 뛰어나다.

고예진은 『제가 소개한 국산 게임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된다면 저한테 한턱 내야 할 것』이라며 『학교 공부도 열심히 해 언젠가는 CNN 아나운서가 될 것』이라고 당찬 포부도 밝혔다.

겉에서 보기에는 화려한 게임자키 역시 남들이 모르는 어려움이 많다. 한달에도 수십편씩 쏟아지는 신작 게임을 정확히 알고 있지 않으면 금세 방송에서 실수를 범할 수 있기 때문에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또한 아직까지 제대로 된 직업으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일부 스타급 게임자키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마디로 게임을 좋아하지 않고는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

이지혜는 『게임이 좋아 시작한 만큼 즐기면서 GJ 활동을 해 나갈 것』이라며 『GJ들도 게임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아야 전문 GJ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