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의 벽을 넘어 2050>케미즌닷컴 문영수사장, 폴리머스넷 진양석 사장

화학분야 종합 e마켓플레이스 케미즌닷컴(http://www.chemizen.com)을 운영중인 문영수 사장(42)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전문 e마켓인 폴리머스넷(http://www.polymersnet.com)의 진양석 사장(30)이 만난 것은 갑자기 날씨가 추워진 지난 21일 저녁.

예비군 훈련을 마치고 조금은 상기된 얼굴로 약속장소에 모습을 보인 진 사장을 문 사장은 예의 따뜻한 인사로 맞는다.

『어서오세요.』 『오랜만에 뵙습니다.』 서울공대 선후배 사이기도 한 둘은 구면(舊面)이다. 켐크로스·켐라운드와 같은 대기업 화학 e마켓플레이스를 제외하면 국내 화학관련 e마켓 중 비교적 견실한 업체로 늘 이 두 업체가 꼽히곤 한다. 따라서 이들은 언제나 서로를 향해 안테나를 곧추세우고 있다.

『이 어려운 시기에 잘 나가는 e마켓은 케미즌뿐인 것 같습니다.』 『폴리머스넷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이야말로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분야지요.』 일견 으레 나누는 덕담같지만 서로를 보는 두 CEO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지난해 국내 최초의 본격 화학 e마켓을 개설한 케미즌은 현재 허브사이트인 케미즌닷컴을 중심으로 「플라스틱」(Plastics21.com), 「페인트」(Coatins21.com), 「포장재」(PackagingBizNet.com), 「생명공학」(BioBiz21.com), 「실험용품」(LabClub.com) 등 5개 버티컬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폴리머스넷은 올레핀, 스티렌,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등 첨단 고분자 폴리머를 전문 취급하는 신생 e마켓이다. 플라스틱 관련 최신 소재선정기술, 물성DB 등 관련 산업기술을 전문 제공, 최근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신생업체다.

『최근 케미즌의 해외 마케팅 활동상에서 많은 것을 배웁니다. 부럽기도 하구요. 현지업체와의 제휴를 통한 해외진출을 주로 하는 저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유럽은 화학 등 전통산업에 강점이 있는 시장입니다. 하지만 IT분야는 아직 성숙돼 있지 못하죠. 중국시장 역시 생산기지로서 매력적인 곳입니다. 케미즌이 이 두 지역에 주력하는 이유입니다.』

십수년 종합상사 유럽지사장 등의 근무경험을 통해 해외세일즈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문 사장에게 해외시장은 그야말로 「안방」과 같다. 현재 케미즌닷컴은 유럽과 중국에 자체 현지지사를 두고 있다. 최근에는 유럽 화학 B2B시장 공략을 위해 「케미즌유럽」(ChemizenEurope.com)을 오픈하는 등 해외마케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e마켓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려하나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습니다.』 브로커장사 등 기존 오프라인 거래를 통한 「매출 부풀이기」 유혹이 만만찮음을 내비친 진 사장에게, 문 사장은 어느 정도 현실과의 타협은 필요하다고 말한다. 『B2B에 있어 온·오프라인을 뚜렷이 구분한다는 것은 어렵습니다. 이상에 쫓겨 현실적 실리를 놓치는 경우도 생기게 되죠. 모든 것을 완벽히 갖추고 사업을 시작한다는 것도 무리입니다.』

문 사장의 「훈수」는 계속된다. 『오프라인 개념의 비즈니스 모델도 적극적으로 온라인화하는 탄력성이 필요합니다. 거래수수료가 주수익으로 생각되는 e마켓이 최근 솔루션 판매, 콘텐츠 고급화 등을 꾀하는 것도 결국 오프라인 쪽의 필요와 요구에 의해서라고 봅니다.』

케미즌과 폴리머스넷은 26일부터 5일간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외자유치로드쇼」에 참가하는 국내 20개 업체 중 e마켓플레이스로는 유일하게 공동선발됐다.

『국내자금시장 사정이 워낙 악화된 상태라 이번 행사에 거는 기대가 큽니다.』(진 사장) 『같은 시기에 우리 대통령도 방문한다니 좋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문 사장)

이들은 싱가포르에서의 재회를 기약하며 아쉬운 작별인사를 나눴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프로필>

케미즌닷컴 문영수 사장

△59년 10월 서울 生

△82년 2월 서울대 공업화학과 졸업

△84년 2월 한국과학기술원 화학과 석사졸업

△93년 8월 연세대 경영대학원 졸업

△84∼99년 9월 LG상사 독일, 서울 근무

△99년 9월∼현재 케미즌닷컴 대표이사

폴리머스넷 진양석 사장

△70년 1월 전주 生

△92년 2월 서울대 섬유고분자공학과 졸업

△95년 8월 서울대학원 섬유고분자공학과 졸업

△95∼99년 삼성화학소그룹(제일모직 화성사업부)

△99∼2000년 5월 듀폰(엔지니어링 폴리머 사업부)

△2000년 5월∼현재 폴리머스넷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