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방송 선정 초읽기>1회-프롤로그

◆다매체·다채널 방송시대를 열어갈 위성방송사업자 선정작업이 지난 18일 사업계획서 제출을 시발점으로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지난 5월부터 사업자 선정방식과 심사기준 등을 놓고 한국통신·DSM·일진 등 3개 컨소시엄 주도 업체간 치열한 공방이 있었으나 이제는 사업자 신청 컨소시엄이 두개로 줄어들었고 사업계획서 접수도 마무리됐다.

각 컨소시엄에서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입수, 그들의 계획이 과연 얼마나 실현 가능한지의 여부와 방송위의 선정기준과 어떻게 부합한지의 여부를 6회에 걸쳐 비교우위 관점에서 점검해 본다. 편집자◆

위성방송 사업권 획득을 위한 한국디지털위성방송(KDB)과 한국위성방송(KSB) 컨소시엄의 경쟁이 막바지를 향해 가면서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표면상으로는 양대 컨소시엄이 방송위원회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함으로써 방송위원회의 심사와 그 결과 발표만 남겨 두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청문회와 심사위원 위촉, 심사결과 발표까지는 앞으로도 한달 정도의 기간이 남았고 이 기간에 양 컨소시엄은 각자에게 유리한 상황을 연출하기 위해 눈에 보이지 않는 물밑 경쟁을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전개할 전망이다.

방송위원회는 12월 8일 이전에 양대 컨소시엄에 대한 청문회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번 청문회에서는 사업계획서 만으로는 확인이 안되는 부분에 대해 전문가들이 세세하게 질문, 진위와 입장 등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이번 청문회는 사업계획서 만큼이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방송위는 청문회 장면을 비디오로 녹화하는 등 사업자들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심사위원들에게 보여줄 계획이다.

또 사업자가 선정되면 그 동안의 과정을 모두 담은 백서도 출간할 계획이다. 한 점의 의혹이나 부끄러움없이 사업자를 선정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청문회가 끝나면 곧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14명의 위성방송사업자 선정 심사위원들이 15일까지 모든 심사를 마치게 된다. 이 결과가 18일로 예정된 방송위 전체 회의에서 통과되면 그동안의 위성방송사업자 선정작업이 모두 마무리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엄청난 변수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것은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할 것을 우려한 양대 컨소시엄 진영이 「모든 것을 잃는 것」보다 「나눠갖는 것」을 선택, 막판에 대 타협을 이뤄낼 가능성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방송위원회는 방송산업의 균형발전을 위해 수용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대 타협의 국면은 당초 방송위원회가 추구해 오다가 중간에 무산됐던 사항이기 때문에 최대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다른 변수는 양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는 업체들이 너무 다양하고 이익이 상충돼 내부 문제가 밖으로 터져 나올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사업자 선정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 방송사와 케이블TV방송국(SO)의 이해관계나 양 컨소시엄에 각각 참여하고 있는 프로그램공급자(PP)들의 이합집산 등이 돌발적으로 튀어나올 수도 있다.

양대 컨소시엄 진영은 각각 「위성방송사업 5대 비전」과 「위성방송 경영전략」 등을 통해 향후 위성방송 사업을 어떻게 구성하고 운영해 나갈 것인가를 밝힌 바 있다.

KDB가 제시한 위성방송사업 5대 비전은 △사업 조기성공을 통한 글로벌 위성방송사로의 도약 △시청자 중심의 국민방송 구현 △방송의 공적 책임 실현 △국내 영상산업의 획기적 진흥 △멀티미디어시대 선도로 국가경제 활성화 등이다.

이에 맞서는 KSB는 위성방송사업의 비전으로 뉴미디어 시대 시청자 중심의 첨단 복지방송 구현을 제시하고 있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양대 위성방송컨소시엄이 이 한마디를 가슴 깊이 새겨 두어야 할 시점이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