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시장에서 벤처비즈니스로 성공한 한국계 「벤처스타」들이 이달말과 다음달초에 대거 방한, 침체의 늪에 빠진 모국의 벤처기업과 자본투자를 비롯한 다양한 협력방안을 모색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아메리칸 드림」의 1세대격인 암벡스벤처그룹의 이종문 회장은 다음달 1일 방한, 김대중 대통령 등 정·관계 고위인사는 물론 벤처기업협회, 벤처캐피털협회, 인터넷기업협회 등 벤처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국내 벤처산업을 되살리는 데 필요한 정책적 대안 제시와 함께 자신이 운영하는 「실리콘밸리 벤처펀드」를 통한 투자와 함께 범 한민족 벤처비즈니스 협력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세계 인터넷업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한국계 3세 손정의 사장도 29일 저녁에 방한해 30일 오전 서울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기업간(B2B) 전자상거래 콘퍼런스」를 개최, 향후 B2B 시장 전망 등에 대한 소신을 밝히는 한편 인터넷업계 대표 20명과 간담회를 통해 투자 및 글로벌네트워크 구축방안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손 사장은 이날 오후 2시엔 63빌딩 르네상스홀에서 미국 e마켓플레이스업체인 「아리바」의 래리 뮐러 사장과 함께 국내 B2B업체들을 대상으로 향후 소프트뱅크와 아리바가 추진할 아시아 B2B 공동사업 추진을 위한 사업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와 함께 30일 오후에는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를 통해 국내에 투자한 25개 벤처기업과의 간담회를 열어 이들 업체의 해외진출 등 활로를 모색하고 중국으로 떠날 계획이다.
지난 97년 「마이사이먼」이란 인터넷 검색엔진업체를 설립, 지난해 이 회사를 C넷에 7억달러에 매각하면서 수천억원대의 거부로 떠오르며 재미 한국계 벤처스타 반열에 오른 마이클 양 사장도 다음달 3일 서울을 방문한다. 마이사어먼 매각 이후 「넷지오(NetGeo)」란 벤처를 창업한 양 사장은 국내 인터넷업체들이 가장 원하는 투자 및 비즈니스 협력대상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IBM 부사장을 거쳐 벤처기업 컨설팅 및 인큐베이팅 업체인 「비즈뱅(Bizbang)USA」를 창업한 데이비드 장(한국명 장세호) 사장은 CBF금융그룹과 각각 1000만달러씩 공동 출자, 2000만달러의 벤처펀드 조성을 위해 지난 23일 귀국했다. 장 사장은 이를 바탕으로 내년 3월까지 바이오·환경, IT·텔레컴, e커머스, 소프트웨어, 인터넷·애니메이션·게임 등 5개 분야로 나눠 모국벤처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에 나설 방침이다. 장 사장은 특히 이번 방한기간중에 자신이 현재 해외법인 대표로 있는 데스크톱 포털업체 에드게이터컴의 미국 비즈니스에 대한 협의도 진행할 예정이다.
미국 하버드대 아키텍처 관련 박사학위를 받은 후 보스턴에서 「이옵티멈(eOptimum)」이란 인터넷 벤처기업을 설립, 벤처기업가로 변신한 윌리엄 박(한국명 박현수) 사장도 다음달초 귀국행에 오를 예정이다. 박 사장은 이번 방한중에 인터넷 경매업체인 옥션 등 모국 인터넷업체들과 비즈니스 협력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글로벌벤처네트워크의 제임스 한 사장, 텔레비디오의 필립 황(한국명 황규빈) 사장, 오크테크놀로지의 손영권 사장, 싱크프리닷컴의 켄리(한국명 이경훈) 사장 등 해외 벤처스타들이 대거 방한해 국내 벤처업체들과 협력방안을 다각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인터넷기업협회 이금룡 회장은 『인터넷업체를 포함,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벤처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역시 자금부분』이라며 『마이클 양 등 이번에 방한하는 벤처스타 중에서는 투자여력이 많은 사람에 대해 벤처기업들의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