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부터 국경을 넘는 글로벌 무역거래를 겨냥한 e마켓플레이스들이 최대 난제인 결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재 서비스를 준비중인 대다수 e마켓들이 현실적으로 국내 거래만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과 달리, 글로벌 e마켓들은 복잡한 외환거래절차를 동반해야 해 어려움이 더욱 큰 게 사실. 특히 외환거래법에 따른 2단계 외환자유화조치가 내년초 단행되더라도 인터넷결제는 불가능해, 현재로선 대다수 글로벌 e마켓들이 속수무책인 형편이다.
이와 관련, 최근 인터넷 결제서비스에 전사적인 무게를 싣고 있는 비자카드의 「우회」적인 행보가 눈길을 끈다. 비자코리아는 삼성물산의 섬유 e마켓 텍스토피아(http://www.textopia.com)와 제휴, 내년초부터 시작될 상용서비스에 자사 무역 결제상품을 제공키로 했다.
비자코리아의 인터넷 전신환 결제상품인 「V첵」을 활용하되, 외환거래법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 지불·정산처리만을 인터넷으로 제공한다는 것. 즉 은행방문과 서류작업은 종전처럼 그대로 유지하되 대금 결제처리과정을 온라인화한다는 구상이다. 비자코리아 관계자는 『서류작업이 현행대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업무의 불편함은 피할 수 없지만 국제결제망(SWIFT) 대신 비자의 인터넷 결제시스템을 쓰게 되므로 비용은 60% 정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당초 10만달러 안팎으로 계획된 V첵 상품의 결제한도도 크게 늘리기로 했다. 그러나 신용장 발급에 따른 대규모 무역거래는 여전히 종전처럼 오프라인 관행을 따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비자 관계자는 『최근 동아시아 지역의 무역결제 실태를 조사해본 결과 의외로 전신환 방식의 비중이 높았다』면서 『따라서 새롭게 선보이는 V첵 상품도 기대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 이하이텍스(http://www.ehitex.com) 관계자는 『e마켓의 상용서비스를 확대하더라도 결제문제는 당장 해결이 어렵다』면서 『굳이 온라인 결제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다양한 우회수단을 발굴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업자원부도 민·관 공동의 e마켓 결제전담반 구성을 지난 22일 발표하는 등 최근 온라인 무역결제 문제가 범국가차원의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지만, 각국의 정책협조도 불가피한 사안이어서 앞으로도 상당기간 뚜렷한 해결책은 나오기 힘들 전망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