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수요는 끝났다. 이제는 정부와 해외다.」
IBM·일렉트로닉데이터시스템스(EDS)·컴퓨터사이언스(CSC) 등 미국 3대 시스템통합(SI) 업체들이 신규 시장 개척에 발벗고 나섰다. 이들 3사는 그간 주력해온 자국내의 기업 수요가 거의 포화상태에 달함에 따라 눈을 정부와 해외 시장으로 돌리고 있다.
미국 컴퓨터서비스(아웃소싱)업체를 대표하는 이들 3사는 시장 성숙에 따른 매출 부진으로 심각한 경영압박을 받아왔다.
IBM의 경우 3·4분기 서비스 부문 매출이 전년보다 겨우 4% 증가하는 데 그쳤고 EDS는 2·4분기에 매출이 제자리 걸음을 했다. 또 CSC는 매출 부진 때문에 전체의 2%인 1000명의 직원을 감원했다.
이들 업체 외에도 중소업체인 페롯시스템스는 굵직굵직한 아웃소싱 계약이 완료됐거나 취소되는 바람에 전년보다 매출이 줄어드는 수모를 겪었다.
주요 3사의 매출 부진은 시가 하락으로 이어져 최근 이들 업체의 주가는 연초에 비해 60%나 떨어졌다.
이는 미국 공업지수인 「스탠더드&푸어스 500」이 7% 떨어진 것과 비교해 거의 8배나 더 추락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들 업체는 새로운 돌파구를 외국 시장과 정부 수요에서 찾는 한편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와 웹호스팅 같은 신규 부문에 마케팅의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이들 업체가 캐나다와 일본의 통신업체인 노텔네트웍스, 일본 NTT 그리고 미국 해군과 최근 맺은 일련의 아웃소싱 계약은 이러한 노력의 결과다.
특히 EDS는 지난주 영국 정부로부터 알짜 계약으로 알려진 10억달러 규모의 아웃소싱 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이 회사는 앞으로 현지 매니저를 고용하는 등 유럽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와 관련, EDS의 최고경영자 리처드 브라운은 『미국 밖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현재는 42% 정도지만 앞으로 3년후에는 대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며 해외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국의 아웃소싱 시장이 완전히 죽은 것은 아니며 금방 회복기에 들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테크놀로지파트너스인터내셔널의 최고경영자 대니스 맥가이어는 『Y2K 때문에 기업체들이 아웃소싱을 미루어 왔지만 내년에는 수요가 많을 것』이라며 아웃소싱 시장의 앞날에 긍정적 입장을 보였다.
또 다른 전문가는 『베이비 붐 세대들이 은퇴하면서 이들의 자리를 충원할 인력이 많이 모자라는 등 숙련된 엔지니어가 크게 부족해 앞으로 아웃소싱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CSS의 북미 사장 폴 코포니도 『캐나다 같은 새로운 시장이 있어 아웃소싱 시장은 연 20%씩 성장할 것』이라는 낙관론을 주장했다. 그는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등 새로운 분야가 속속 생겨나지만 숙련된 인력은 부족해 앞으로 이들 분야의 인원은 계속 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