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통신업체들의 주식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유럽의 통신업체들이 차세대 이동통신 사업에 필요한 투자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잇따라 신규주식을 발행하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이 의외로 냉담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네덜란드의 KPN(http://www.kpn.com)은 지난 17일 시가총액의 20%에 해당하는 규모의 신주를 발행했다. 하지만 주식이 KPN의 당초 기대에 훨씬 못미치는 17유로선에서 거래되었고 그나마 지난 한주동안 계속 하락세를 보여 회사를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오스트리아의 국영통신업체 텔레콤오스트리아(http://www.telekom.at)도 지난주 첫 기업공개(IPO)를 단행하는 과정에서 최종 공모가를 당초 예상가인 9∼12유로의 최저치인 9유로로 결정했다. 게다가 상장 주식수도 총 주식의 28%인 1억4000만주에서 25.8%인 1억2880만주로 줄이는 등 스스로 몸을 사리는 모습을 보였다.
21일 총 주식의 9%를 상장한 스페인의 텔레포니카모바일(http://www.telefonica.es)도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이 회사의 주식도 최저 공모가로 거래돼 텔레포니카는 당초 목표였던 46억유로에 크게 못미치
는 38억유로를 유치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이처럼 통신주에 대한 시장 반응이 좋지 않자 대규모 주식발행을 계획하고 있던 업체들은 실행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브리티시텔레컴·도이치텔레콤·프랑스텔레콤 등 올연말 또는 내년 상반기 안으로 신규주식을 발행하려던 업체들은 발행 규모를 줄이거나 발행 자체를 포기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난 상반기 동안 차세대 이동통신 사업을 위한 과도한 투자로 자금상황이 악화된 업체들이 너도나도 증시에 손을 벌리면서 통신주가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