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노동조합의 서울타워 송신탑 봉쇄 시도가 27일 오전 경찰의 저지로 무산됐다.
YTN 사원 200여명은 이날 오전 8시 20분 서울타워 정문에서 지상파 3사 직원들의 출입을 막을 계획이었으나 경찰 저지로 인해 수포로 돌아가자 4시간 넘게 시위를 벌이고 해산했다. 그러나 YTN 사원들은 협상이 매듭지어지지 않을 경우 제2차 봉쇄도 불사한다는 방침이어서 서울타워를 둘러싼 방송가의 불협화음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YTN 노조와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 3사의 이같은 충돌은 지난 4월 YTN이 서울타워를 인수, 송신탑 이용료를 대폭 인상하면서 비롯됐다.
YTN이 방송3사의 송신탑 이용료의 잣대가 되는 KBS에 대한 임대료 요구액은 36억5000만원. YTN은 이에 대해 25년 이상 송신탑 이용료가 동결돼 왔고 이를 현실화하지 않을 경우 서울타워의 적자 운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나 KBS측에선 턱없이 높은 금액이라는 주장이다. 전년대비 무려 5.3배에 이르는 임대료 인상률을 요구하는 것은 거의 「횡포」에 가깝다는 것. 특히 KBS 등 방송 3사가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시장가격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가격으로 서울타워를 인수한 「부실 인수 책임」을 방송 3사에 떠넘기려 하고 있다는 점이다.
KBS 관제부의 한 관계자는 『YTN이 701억원에 서울타워를 사들였으나 입찰 당시 SK텔레콤과 이랜드는 각각 350억원, 48억원을 제시했을 정도로 그 격차가 컸다』며 『현재 지상파 3사 공동명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YTN의 인상률이 적정 수준인지의 여부를 질의해 놓고 있는 상태여서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KBS측은 전년대비 50% 이상 인상된 10억원 정도의 임대료 수준이 아니면 이를 절대 수용하지 않겠다며 계속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사태의 타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양측 모두 방송 중단과 같은 극단적인 사태를 원치 않고 있어 조만간 재협상이 이루어지지 않겠느냐는 게 방송가의 조심스런 관측이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