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PC협회와 정보통신부의 적극적인 정책에도 불구하고 일선 전자상가의 대리점들이 인터넷PC의 취급을 기피하고 있어 인터넷PC의 보급확대에 새로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터넷PC협회와 정보통신부는 인터넷PC가 국내 PC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성능을 대폭 상향 조정했으나 정작 인터넷PC 판매에 주력해야 할 대리점들은 인터넷PC를 외면하고 이윤이 좋은 다른 모델을 소비자들에게 추천하고 있다.
실제로 용산 전자단지내 11개 인터넷PC 공급업체의 대리점 중 상당수가 아예 인터넷PC를 전시하지도 않고 있으며 전시하고 있더라도 모니터가 꺼져 있거나 눈에 잘 띄지 않는 구석에 전시하는 등 「푸대접」을 하고 있다.
L사의 인터넷PC 판매처인 S대리점은 인터넷PC를 찾는 소비자에게 인터넷PC와 비슷한 사양의 PC를 추천하면서 『인터넷PC는 이제 수요가 거의 없어 취급하지 않는다』며 『꼭 인터넷PC를 원한다면 구해줄 수는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터넷PC 공급업체의 대리점인 C업체 관계자도 『인터넷PC에 비해 가격 대비 성능이 앞서는 제품이 많아 인터넷PC는 굳이 찾는 이들에게만 판매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인터넷PC 공급업체의 대리점들은 『찾는 이들도 없는 인터넷PC를 전시해봤자 공간만 아까워 차라리 다른 제품을 전시해놓고 판매하는 것이 낫다』는 입장이다.
현재 인터넷PC의 규격은 고가형이 펜티엄Ⅲ 800㎒ 중앙처리장치(CPU)에 20∼30GB급의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등으로 구성돼 있고, 저가형은 셀러론 600㎒ CPU에 10∼20GB의 HDD로 구성돼 있어 일반인들이 사용하기에는 성능면에서 손색은 없다.
하지만 17인치 모니터를 포함해 고가형은 135만원, 저가형은 110만원이어서 가격경쟁력이 거의 없다는 점이 수요부진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인터넷PC 업체의 대리점들은 『요즘엔 인터넷PC의 가격이면 비슷한 사양을 갖춘 대기업 제품을 구입할 수 있고, 중견 기업제품을 구입하면 좀더 성능이 좋은 제품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찾지 않는 것 같다』며 『획기적인 마케팅 없이는 인터넷PC가 활로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