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맥못추는 이유는

코스닥시장이 거래소시장보다 더 떨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코스닥시장은 지난 한주간 주가가 8.9%가 하락,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 미 대선의 불투명한 전망, 공적자금의 조기투입 가능성이라는 동일한 시장조건하에서 거래소(-3.7%)보다 상대적으로 낙폭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27일 현대증권은 동일한 시장조건에도 불구하고 코스닥시장이 거래소시장에 비해 낙폭이 컸던 이유에 대해 분석했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첫째, 원·달러 환율상승이라는 재료에 대해 거래소의 경우 반도체 등 수출비중이 높은 업종이 많은 반면, 코스닥의 경우 네트워크·통신장비 등 수입의존도가 높은 업종이 많아 상대적으로 코스닥시장의 충격이 컸다.

둘째, 거래소시장이 공적자금 투입 등 구조조정의 진척에 대한 기대감으로 은행주 등 금융주들이 상승하며 모멘텀을 확보한 반면, 코스닥시장은 중소형 개별주의 순환매를 마감한 후 이렇다 할 모멘텀을 찾지 못하면서 매매의 중심이 거래소로 자연스럽게 이동됐기 때문이다.

셋째, 반도체 D램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전세계적으로 마이크론테크놀로지·삼성전자 등 반도체주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닷컴주에 대한 위기론이 재부상되며 아마존·새롬기술 등 인터넷주들이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넷째, 「코스닥선물 50」 도입이 오는 2001년으로 사실상 연기됨으로써 지수하락에 대한 방어수단이 부재한 코스닥시장과는 달리 거래소시장은 선물시장을 통해 방어수단이 제공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섯째, 경기 급하강에 대한 위기의식의 도래로 대기업들이 유동성강화·투자축소를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경영전략으로 선회, 중소벤처기업의 주요 매출처가 축소될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출현했기 때문이다.

여섯째, 코스닥등록기업 주요 대주주의 지분매각과 다음달 이후 도래할 옵션부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의 만기집중으로 코스닥시장의 공급우위가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국제유동성의 미 채권 및 달러 등 안정성 자산선호와 국내 유동성의 국고채 및 우량회사채 선호의 영향으로 주식투자에 있어서도 우량주 및 대형주 선호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증권의 류용석 투자전략팀 선임연구원은 『이러한 복합적인 악재요인이 코스닥시장으로의 접근을 제한할 전망』이라며 『매수우위의 시각보다는 기술적 반등을 이용해 현금비중을 늘리는 투자전략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봉영기자 by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