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진컴퓨터 유통본부장 출신인 현원섭 넷프라 사장. 그가 벤처기업 대표로 변신,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신 유통망 구축을 모토로 유통업계 전면에 다시 등장했다.
넷프라(http : //www.netfra.co.kr)는 현 사장이 세진컴퓨터 몰락의 현장에서 겪은 쓰디쓴 경험을 바탕으로 오프라인 유통의 문제점을 분석, 인터넷을 바탕으로 온·오프라인 유통을 조화시킨 새로운 유통방식을 표방한 업체다.
『인터넷 업체들 대부분은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거나 제조하는 업체와 콘텐츠를 개발, 운용하고 있습니다. 벤처업계의 구성이 상품 제조회사에 편중돼 있고 유통 전문업체는 극소수에 불과해 우수한 상품이 나와도 소비자에게 쉽게 연결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현 사장은 넷프라를 블록을 만드는 과정의 물로 생각한다. 『모래와 시멘트만 있다고 블록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물이 필요한데 인터넷 업계는 물의 존재가 귀합니다. 재료를 잘 조합하고 포장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물과 같은 전문 유통업체. 그래서 인터넷 유통전문회사를 생각했고 넷프라가 바로 그 모델입니다.』
최근 너도나도 인터넷 전문 유통업체를 표방하며 쇼핑몰을 오픈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냥 또 하나 생긴 유통업체라면, 즉 기존의 사고를 깨는 획기적인 아이템이 없이는 유통업계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현 사장이 제일 먼저 시작한 것은 넷프라를 통한 하드웨어 솔루션 유통. 특히 ISP, 라우터, 서버, 네트워크장비 등 기존 유통업체가 손대기 힘들었던 품목들을 가지고 시장개척에 나섰다.
세진 시절 쌓아둔 인맥을 활용, 전국에 3000여개 협력점을 확보해 판매 유통망을 강화한 후 실질적인 영업이익을 위해 고부가 가치 아이템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판매망이 많다고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판매량이 많은 반면 AS 등 관리비용이 크게 늘어 수익률이 떨어진다면 결국 경영악화를 불러옵니다. 상품 판매 후에도 계속해서 수익이 발생하는 고부가가치 상품을 개발해 공급함으로써 본사와 유통점포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가려고 합니다.』
벤처기업의 몰락이라는 말까지 등장한 지금, 인터넷을 중심에 둔 신유통방식으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그의 패기넘치는 설명과 자신있는 눈빛에서 여전히 식지 않은 벤처인의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글=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사진=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