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인 인터넷 확산이 진행되면서 미국은 번역 기술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고 있습니다. 영어가 사실상 세계 공용어로 쓰이는 만큼 미국인들은 외국어 습득에 신경을 쏟지 않아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초창기 대부분의 인터넷 웹사이트가 영어로 작성됐던 것과 달리 이제는 점점 비영문 사이트가 더 늘어나고 있는 등 관련 연구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미국 국방부의 전폭적인 지원아래 새삼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다국어간 언어번역시스템을 개발중인 MIT링컨랩 정보기술연구소 클리퍼드 와인슈타인 박사의 말이다. 이는 또한 국방 안보기술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해 온 이 연구소가 텍스트 및 대화언어에 대한 상호번역 연구를 강화한 배경에 대한 낯資堅竪?하다.
그의 말은 이 연구소에서 스핀오프(spin-off) 형태로 회사를 차려 나간 스피치웍스의 사업 내용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쉽게 이해된다. 스피치웍스란 회사는 웹을 통해 스피치 포털을 구성하고 이를 통한 민간분야의 음성 통역서비스에 진출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영어와 영어 이외의 텍스트 및 언어간 음성통신 시장의 잠재력이 부각되고 있다는 이유를 충분히 읽게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왜 국방부 주도 국가안보연구를 수행해 오고 있는 이 MIT연구소가 민간 연구분야로 인식되는 연구를 수행하는가.
와인슈타인 박사는 『미국 정부는 전세계에 군대를 파견하고 있는데 언어문제가 늘 따라다녔고 이에 따라 번역기술에 대한 필요성도 증가해 왔다』고 말하고 『특히 영어-한국어간 번역·통역시스템은 지난 50년간의 맹방관계를 유지한 한국과의 관계를 고려할 때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우선 순위가 높다』고 설명했다.
MIT가 지난 95년에 번역연구를 시작하면서 우선 순위가 높은 한국어를 먼저 선택한 배경, 언어연구가 안보 관련 분야의 과제로 선택된 이유, 국방부가 언어연구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이유를 한꺼번에 설명한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와인슈타인 박사는 『이미 군용으로 개발한 한국어-영어간 언어·대화 번역기술성과를 한미연합사의 시범시스템 브리핑 자료 번역시 시험 운용하고 현장 테스트를 거치면서 신규 용어의 추가나 새로운 문형의 수용 등의 개선할 점을 도출해 상당부분 보완을 마쳤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 시스템이 군용으로 개발됐지만 과거 미국의 군용기술이 대부분 그랬듯이 민간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음성포털 등 민간분야에서 완성단계에 와 있는 이 기술을 상용화할 수 있는 가능성도 밝혔다.
와인슈타인 박사는 『최근 CCLINC시스템을 의사와 환자간 대화시 실시간 통역에 적용해 대단히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으며 이 성과를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또 「영·한 번역 자동화 시스템 개발」이란 논문에서 지적한 대로 『다양한 언어간 시스템개발의 목적은 영어와 수많은 언어간의 정확한 번역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있다』고 강조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와인슈타인 박사는 자신의 연구활동을 통해 2차대전을 계기로 레이더·센서 등의 첨단기술이 국방분야에서 개발돼 민간분야에 전수된 예가 언어통역번역분야에서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