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552) 벤처기업

벤처 캐피털<23>

『성을 바꾸고 싶어하는 인류들이 있는 이상 성의 질서는 언젠가는 파괴되고 말 거예요. 그 파괴는 새 시대의 구원과 연결이 되죠. 그래서 우리의 사업은 인류 구원 사업이에요. 성전환 DNA 연구는 아주 단순하고 쉬워요. 결국 염색체의 교환 작업인데 이것이 생후에 가능한가 하는 것이 문제죠. 이것이 개발되면 단순히 인간의 성을 바꾸는 일에 끝나는 것이 아니고, 인간을 개조하고 복제하는 기초가 될 거예요. 그것은 곧 인간의 구원과 일치하죠. 모든 기업은 인간의 구원과 통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듯 이 일은 직접적인 구원을 뜻해요.』

이제 그녀는 괴변조차 늘어놓았다. 나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말에 동조한다는 뜻이 아니라 말뜻을 알아들었다는 의미였다.

나는 시중을 들고 있는 한성희에게 맥주와 큰잔을 가져오라고 했다. 맥주를 양주에 섞어 폭탄주를 만들어 돌렸다. 여장을 하고 있는 남자들은 아주 잘 마셨다.

『주량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으나 술을 아주 즐기는 듯하군.』

한성희가 잔을 비우자 나는 손뼉을 치고 말했다. 그 자는 의기양양해서 자랑을 했다.

『술이 좋아요. 술이 유일한 벗이에요. 저는 술을 마시기 위해서라도 이 곳을 떠나지 못해요.』

『취해 기분이 좋으면 저 애는 장기자랑을 해요. 아주 볼 만해요.』

양숙희가 한 손으로 입을 막고 웃음을 참으면서 말했다.

『아직 술이 취하지 않았나? 얼마나 더 마셔야 취하지?』

『저 애는 양주 두 병을 마셔야 기분이 째져요.』

『대단하군. 그러나 그것은 자살 행위야. 몸에 좋지 않아.』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요? 결국 죽음으로 한 발씩 다가가는 과정이 아니던가요? 그 삶이 백년이 되든 십년이 되든 무엇이 문제인가요. 어차피 죽어서 흙으로 돌아갈 몸뚱이인데요.』

한성희는 한숨을 푹 쉬면서 중얼거렸다. 그러한 어투도 매우 어색하고 어울리지 않았으나 그는 매우 진지했다. 그는 무엇인가 곰곰이 생각하다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 블라우스를 훌렁 벗어던졌다. 그러자 지켜보고 있던 양숙희가 박수를 치면서 말했다.

『이제 저 애의 묘기를 보여드리는 거예요.』

웃옷을 벗었을 때 상반신 몸매는 아름다웠다. 팔뚝이며 전체 근육이 부드러워 보였고, 젖가슴이 더욱 탄력있어 보였다.